SK하이닉스 (사진=MMM 촬영)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역대급 투자에 나서며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KB증권은 20일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이 15조1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14조원)를 웃돌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73만원에서 87만원으로 상향했다.

20일 KB증권 김동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D램 수요가 공급의 3배 수준에 달하고 있다”며 “1995년 인터넷 보급 이후 30년 만에 메모리 시장이 대호황기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는 메모리 공급 확대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며 “2028년 상반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가동되기 전까지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을 43조1140억원으로 추정하며 전년 대비 8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내년 영업이익도 81조3640억원으로 올해보다 89%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2배 수준으로 시가총액 633조원(주가 87만원 기준)은 대만 TSMC의 30%에 불과하다”며 “D램 3위 업체 마이크론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면 840조원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가 약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용인특례시는 최근 산업단지 용적률을 350%에서 490%로 상향하고 건축물 최고 높이를 150m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클린룸 면적이 기존 계획보다 50% 확대되면서 투자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용인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할 당시 120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그러나 착공 지연과 AI 수요 폭증, 첨단 설비 비용 증가, 물가 상승 등이 겹치며 투자액이 5배 가까이 확대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용인에만 약 6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는 이 수치를 현실적인 전망으로 보고 있다. 용인 클러스터에는 총 4개의 팹(생산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며 팹 한 기 규모는 청주 M15X 팹 6개와 맞먹는다. M15X 건설에 약 20조원이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팹 한 기당 최소 120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2050년까지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첫 번째 팹은 2027년 가동이 목표로 설정돼 있다. 업계는 이번 투자가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