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약 14년 동안 모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가격이 여전히 가구 소득 수준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는 가운데 자가 보유율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토교통부는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이와 같이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전국 표본 6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면담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 자가 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는 중간값 기준 13.9배였다. 이는 가구가 월급을 전혀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집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뜻한다.
서울 다음으로 PIR이 높은 지역은 세종 8.2배, 경기 6.9배, 대구 6.7배, 인천 6.6배 순이었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8.7배로 전년 8.5배보다 상승했고, 도 지역은 4배로 전년 3.7배보다 증가했다. 광역시는 6.3배로 변동이 없었다.
전국 임차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은 중간값 기준 15.8%로 전년과 동일했다. 세입자들이 월소득의 15.8%를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8.4%, 광역시 15.2%, 도 지역 12.7%로 각각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자가 보유율은 전국 평균 61.4%로 전년 60.7%에서 소폭 올랐다. 자가점유율 역시 전국 58.5%로 지난해 57.4%보다 높아졌다. 자가 보유율과 자가점유율 모두 도, 광역시, 수도권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주택 점유 형태를 보면 자가가 58.4%, 임차가 38%로 나타났다. 가구주가 독립한 뒤 첫 주택을 마련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7.9년으로 전년 7.7년보다 두 달 길어졌다. 1인당 주거 면적은 36.0㎡로 변화가 없었다. 지역별로는 도 지역이 40.2㎡, 광역시 36.7㎡, 수도권 33.0㎡로 조사됐다.
주거기본법상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는 가구 비율은 3.8%로 전년보다 0.2%p 증가했다. 주택 만족도와 주거환경 만족도는 각각 0.02점씩 상승했다.
전국 가구의 평균 주택 거주 기간은 8.4년으로 나타났다. 자가 거주 가구의 평균은 11.5년, 임차 가구는 3.6년으로 조사됐다. ‘집을 보유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86.8%로 여전히 높았지만 지난해 87.3%에서 소폭 줄었다.
전체 가구 중 주거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38.2%로 전년 대비 2.4%p 하락했다. 가장 필요한 주거 지원 항목으로는 ‘주택구입자금 대출 지원’이 3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세자금 대출 지원’이 27.8%, ‘월세 보조금 지원’이 12.2%,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이 10.9% 순이었다.
한편, 미혼 가구가 결혼 시 적정 주거면적에 대해 응답한 결과는 전용면적 75.8㎡였다. 지난해 68.1㎡보다 7.7㎡ 넓어진 수치로 주거 공간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