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호갱노노 갈무리)

서울 핵심지 용산구의 신축 아파트 보류지가 매각에 실패하며 재입찰에 들어갔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강화된 대출 규제가 매수 심리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제빌딩주변 제5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조합은 용산구 한강로2가에 위치한 ‘호반써밋 에이디션’ 보류지 2곳의 재매각을 결정했다. 대상은 전용 84㎡ B형(20층) 아파트 1가구와 전용 42㎡ A형(12층) 오피스텔 1실이다. 매각 방식은 공개경쟁 최고가 입찰에서 선착순 분양으로 변경됐다.

이번 재입찰은 지난달 진행된 1차 입찰이 유찰된 지 약 1주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입찰가는 변동 없이 유지되며 아파트는 29억7500만원 오피스텔은 9억4400만원으로 책정됐다.

보류지는 재개발 조합이 소송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남겨둔 일부 가구로 전체의 1% 내에서 설정할 수 있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신축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고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실거주 의무가 없다. 이러한 조건으로 ‘숨은 로또’라 불려왔다.

하지만 최근 대출 규제가 강화된 10·15 대책의 영향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며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호반써밋 에이디션 보류지는 계약금 10%를 납입한 뒤 30일 내 중도금 20%, 90일 내 잔금 70%를 납부해야 하는 조건이어서 단기간 내 자금 마련 부담이 크다.

호반써밋 에이디션은 올해 3월 준공된 신축 단지로 용산구 한강로2가 210-1번지 일대에 위치한다. 지하 8층부터 지상 39층 규모의 주거복합단지로 아파트 110가구, 오피스텔 77실, 오피스 51실,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과 1호선 용산역이 가까우며 아모레퍼시픽 사옥과 LS용산타워 등 업무시설 밀집지역에 인접해 있다.

용산에 4년 만에 공급된 신축 아파트로 분양 당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3년 7월 1순위 청약에서 65가구 모집에 1만575명이 신청했고 전용 84㎡ A형은 11가구 모집에 5771명이 몰려 524.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당시 84㎡ A형 분양가는 최고 16억3390만원이었다. 현재 보류지 입찰가는 29억7500만원으로 2년 만에 약 13억원 상승했으며 이는 전용 105㎡ 분양가 20억7070만원보다 9억원 이상 높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 입찰 참여자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실거주 의무가 없는 데다 입지가 뛰어나 시장 수요는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

한편 조합은 이번 재입찰을 통해 보류지 처분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이후 추가 유찰 시 분양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는 용산 지역의 높은 입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출 규제가 단기 시장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