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가 사상 처음 4100선을 돌파하며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 절반 이상은 여전히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평균 손실액은 931만원에 달하며 손실 투자자 10명 중 1명은 카카오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주식 잔고를 보유한 240만명의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 손실을 본 투자자가 131만2296명으로 전체의 54.6%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날은 코스피 지수가 장중 처음으로 4100선을 돌파한 날이었다. 손실 금액은 총 12조2154억원으로 1인당 평균 931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손실 규모별로는 1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 손실을 기록한 투자자가 34만908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만원 미만 31만1107명, 3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 21만2944명, 1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 20만5765명 순으로 나타났다.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미만 손실을 입은 투자자는 13만9249명이었고 5000만원 이상 손실을 기록한 투자자도 5만3405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와 50대의 투자 성적이 가장 부진했다. 50대의 60.1%(34만7285명)가 손실을 기록했고 40대는 59.7%(32만158명)가 손실 상태였다. 반면 미성년 투자자의 손실 비율은 33.9%(3만3231명)로 가장 낮았으며 20대는 44.3%(10만8737명) 30대는 52.1%(25만8258명)로 나타났다.
평균 손실액 기준으로는 60대 이상이 1369만원으로 가장 컸고, 50대가 1257만원 40대 929만원 30대 479만원 20대 215만원 미성년 153만원 순이었다. 나이가 많을수록 손실 폭이 커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손실이 가장 큰 종목은 포스코홀딩스였다. 손실 투자자의 전체 손실금액 중 포스코홀딩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카카오 2.2%, 금양과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1.7%, 에코프로 1.3%, 셀트리온 1.2%, SK바이오사이언스 1.0% 신라젠과 엔켐이 각각 0.9% 순이었다.
특히 카카오 주식을 보유한 손실 투자자는 15만4021명으로 전체 손실 계좌 중 11.7%를 차지했다. 카카오 주가는 2021년 16만원대까지 상승했으나 현재는 6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당시 고점에 매수한 투자자들이 여전히 회복을 기다리며 보유 중인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가진 손실 투자자는 7만751명이며 에코프로비엠 보유자는 5만6605명, 에코프로 보유자는 5만595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2023년 2차전지 열풍 속에서 급등했던 대표 종목들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섰던 종목들이다.
반면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보유 수익 고객은 41만78명으로 전체 수익 투자자 중 비중이 가장 컸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5만3400원에서 이달 11만원대로 올라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따라 수익 고객의 계좌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수익금 비중은 19.5%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우선주를 가진 수익 고객도 10만1488명으로 많았다. 또 SK하이닉스 역시 수익금액 비중이 9.0%를 차지했으며 보유 고객 수는 9만2359명에 달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세로 이어지며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미국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 ‘타이거 미국S&P500’을 보유한 고객은 14만6718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증권업계는 코스피 지수 상승이 특정 대형주의 강세에 의해 주도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체감 수익률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가 유지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회복 속도는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종목은 여전히 고점 대비 회복폭이 크지 않아 “단기 급등 종목에 대한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