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1조달러 규모 보상안이 주주총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머스크는 이번 보상안을 발판으로 향후 10년간 테슬라의 미래 사업과 혁신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했다.
6일(현지시간) 테슬라 이사회는 주주총회 투표 결과 주주의 약 75% 이상이 머스크의 보상안에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시가총액 8조5000억달러 달성, 연 조정이익 4000억달러, 차량 인도 2000만대, 완전 자율주행(FSD) 구독자 1000만명, 로보택시 상업운행 100만대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각 단계별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의 약 1%에 해당하는 주식을 지급받게 된다. 모든 단계를 충족할 경우 총 보상액은 약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는 이사회가 제시한 첫 단계 목표인 시가총액 2조달러 달성 시 첫 번째 보상을 받을 전망이다. 주식 보상이 모두 지급되면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기존 13%에서 최대 25%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는 이날 주총 현장에서 “오늘은 테슬라의 새로운 장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책의 시작”이라며 “앞으로 10년 테슬라의 미래 사업과 혁신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이 끝나자 현장에 모인 주주들은 함성과 함께 머스크의 이름을 연호했다. 머스크는 무대 위에서 즉흥적인 춤을 추며 주주들의 환호에 응답했다.
이번 보상안 승인을 계기로 테슬라는 ‘로봇 군단’ 프로젝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완전 자율주행 기술 등을 중심으로 한 미래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또한 테슬라만의 독자적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현재 삼성전자와 TSMC 등 다양한 글로벌 파운드리에서 AI칩을 제조하지만 공급이 항상 부족하다”며 “테슬라가 자체 반도체 공장 ‘Tesla tera fab’을 세워 직접 칩을 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유지하되 테슬라 내부에서 독립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발언은 테슬라의 AI 기반 로봇 사업 확대를 위한 인프라 강화로 해석된다.
앞서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주주들에게 보상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머스크를 붙잡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보상안이 부결될 경우 머스크가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테슬라 주가는 이날 애프터마켓 거래에서 1.58% 상승한 452.94달러로 마감했다. 이번 주총 승인으로 머스크는 2035년까지 단계별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스톡옵션을 나눠 받게 되며,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테슬라 지분의 최대 25%를 확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