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5일 오전 폭락세를 보이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나란히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지수는 4000선 아래로 떨어지며 투자자 불안을 자극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숨 고르기 국면’으로 진단하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6분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20% 하락한 552.80포인트를 기록하면서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된 것이다. 이어 오전 10시26분에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코스닥150선물이 6.23% 하락하자 매도 사이드카가 연속 발동됐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지난 4월7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당시 ‘트럼프발 관세 충격’으로 시장이 급락했을 때와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이번이 역대 32번째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이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지난해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오전 10시40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246.24포인트(5.97%) 하락한 3875.50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1조1479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고 기관은 2065억원을 매수 개인은 9775억원을 순매수했다. 하락 종목은 870개로 상승 종목(50개)을 크게 웃돌았다.
이와 관련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익과 펀더멘털 훼손이 없는 상황에서의 급락은 단기적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며 “패닉성 매도보다는 시장 정상화 정책 모멘텀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급락세를 ‘숨 고르기’로 표현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코스피가 4000 아래로 내려왔지만 충분히 예견된 흐름으로 본다”며 “지나친 ‘붕괴’ 표현은 국민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50% 밑으로 내려가도 그것을 ‘붕괴’라 표현하지 않는다”며 “경제 보도에서도 신중한 언어 사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5% 이상 하락하며 오전 9시46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장 마감 기준으로는 전일 대비 4.43% 하락한 3939.32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급락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와 외국인 자금 유출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충격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경계해야 한다며 정부의 증시 안정 정책이 효과를 낼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향후 시장은 외국인 자금의 재유입 여부와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흐름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필요시 시장 안정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변동성 완화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