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대형주 상승세가 이어지며 국민연금의 3분기 주식 평가액이 34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확대로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이면서 국민연금의 자산 가치가 크게 불어났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7월 1일부터 10월 10일까지 보유 지분율 5% 이상을 공시한 기업은 총 293개다.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6월 말 174조4010억원에서 208조1100억원으로 약 33조7090억원 증가했다.
이번 평가액 상승을 이끈 주역은 단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6월 말 5만9800원에서 10월 10일 9만4400원으로 57.9% 급등했고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29만2000원에서 42만8000원으로 46.6% 올랐다.
국민연금의 두 종목 보유 지분율은 각각 7.75%, 7.35%로 평가액 증가폭은 삼성전자 15조8690억원, SK하이닉스 7조2730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이 AI 붐에 따른 반도체 수요 확대와 업황 개선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AI 거품론’이 제기됐지만 3분기 시장에서는 낙관론이 우세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방산 대표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식 평가액이 1조70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대미 투자 확대와 ‘조방원(조선·방위산업·원자력)’ 업종 강세가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고려아연(지분율 5.18%)이 국민연금의 신규 공시 대상에 포함되며 9660억원이 새로 반영됐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6.13%)은 8960억원, 삼성물산(8.14%)은 7530억원, 삼성전기(10.79%)는 6590억원의 평가액 증가를 기록했다.
한편, 3분기 동안 국민연금이 새로 5% 이상 보유 종목으로 편입한 기업은 고려아연, 파라다이스, 오리온홀딩스, 서울보증기금 등 총 20개였다. 반면 카카오페이, OCI, LX하우시스 등 18개 기업은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