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포츠연구개발원 구마태 원장


이스포츠연구개발원 구마태 원장의 신간 《지속가능한 이스포츠 대회 개최에 관하여》(도서출판 봄날, 2025년 9월 출간)가 이스포츠 이벤트 운영의 체계적 진화를 제안하며 업계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 세계 5억 명 이상의 팬을 보유한 이스포츠 산업의 급성장 속에서 표준화와 지속가능성 문제를 심층 분석한 이 책은, 단순한 가이드북을 넘어 실무와 이론을 아우르는 통합 매뉴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스포츠는 2010년대 초반 한국을 중심으로 폭발적 성장을 이루었으나, 운영의 불확실성, 표준화 부족, 재정·윤리적 도전 등 구조적 한계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해왔다. 구마태 원장은 2011년 업계 입성 이후 14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문제를 '지속가능성' 렌즈를 통해 재해석한다. 책은 이스포츠를 '경기 하나가 아닌, 감정·이야기·구조·플랫폼이 엮인 복합적 장면'으로 재정의하며, 팬 경험, 브랜딩, 커뮤니티 참여를 포괄하는 운영 설계 원칙을 제시한다.

특히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국내에서 무분별하게 사용중인 '이벤트' 용어의 한계를 지적한다. 영어 'Event'가 라틴어 'evenire(밖으로 드러나다)'에서 유래한 광의적 개념(스포츠 경기, 콘서트, 페스티벌 등)인 데 반해, 한국어에서는 프로모션이나 부대행사로 축소 해석되는 점을 꼬집는다. 이에 제목에서 'Event'를 '대회'로 번역했으나, "대회는 경기를 중심으로 설계된 무대라면, 이벤트는 무대에 그 바깥의 세계가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이라는 통찰로 책의 본질을 드러낸다. 저자는 "이 책은 구조를 설계하는 이유를 묻는다. 하지만 관심 두는 건 구조 그 자체가 아니라, 구조 안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와 경험"이라고 강조하며, "이스포츠가 지속가능하려면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라는 근본 질문을 던진다.

지속가능한 이스포츠 대회 개최에 관하여


이 책은 2025년 봄 한국외국어대학교 산학협력단(HUFS)의 '이스포츠 대회 운영 지침 및 ISO 국제 표준 개발' 프로젝트에서 비롯된 성과물이다. 과거 표준화 시도(학계·정부·업계 협력)가 인력 부족과 외부 정책 반영의 한계로 좌초된 점을 인정하면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와 맞물려 지속가능성을 새로운 기준으로 제시한다. 후반부에서는 팬 경험, 법·윤리 정책, 보안·안전, 기술 인프라 등을 종합한 '지속가능한 이스포츠 운영 매뉴얼' 초안을 제안, 실무 종사자와 연구자에게 즉시 활용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구마태 원장은 "과거 연구가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한 탓에 성과가 미미했다면, 이 책은 현장 경험과 학술 프레임워크(스포츠경영학, 이벤트학, 표준화 이론)를 접목해 실질적 변화를 모색한다"고 밝혔다. "우리가 진심으로 바라는 건 답이나 방법이 아니다. 이 일이 오래갔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이스포츠의 장기 생존 전략을 강조했다. 책은 최근 출간된 《이스포츠의 이해》 등 산업 이해 서적의 연장선에서 '미래 설계'로 나아가며, 프로스포츠 사례처럼 재정 건전성과 커뮤니티 참여를 통해 글로벌 스포츠 산업과의 융합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책은 총 272쪽 분량으로 6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론적 논의와 사례 연구를 균형 있게 다룬다. 《지속가능한 이스포츠 대회 개최에 관하여》는 교보문고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