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서울시의 ‘역세권 특례’ 제도를 처음 적용받으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정비계획 변경안이 통과되자 공공주택 물량이 확대됐고, 동시에 단지 매매 호가가 상승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을 승인했다. 이번 계획에는 공공임대주택 231가구와 공공분양주택 182가구를 포함한 총 1090가구의 공공주택 공급이 담겼다.

전체 5893가구 중 공공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8%다. 역세권 특례 제도 적용으로 용적률은 기존 300%에서 331%로 확대됐다. 공공분양주택은 이익공유형과 지분적립형 가운데 하나의 방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사진=서울시)

역세권 특례는 지하철역 반경 250m 이내 정비구역 절반 이상이 포함된 사업지에 용적률을 상향해주는 제도다. 서울시는 용적률 완화분을 공공임대와 분양주택으로 활용해 공급 물량을 늘리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전체 정비구역의 54%가 지하철 승강장 250m 범위 안에 속해 제도 적용 첫 사례가 됐다. 조합은 최대 360%까지 올릴 수 있었으나 과밀 문제와 공공주택 증가 부담을 이유로 330% 수준에서 조율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합원 일부는 공공임대주택 증가에 불만을 드러냈다. 한 조합원은 “임대주택이 늘면 분양분이 줄어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재건축 사업에서 공공주택 비중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돼 왔고, 이번에도 비슷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 속도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에도 즉각 반영됐다. 2일 은마아파트 전용 76㎡ 매물이 34억5000만원에 나왔다가 몇 시간 만에 5000만원 오른 가격으로 다시 나왔다. 전용 84㎡는 저층 기준 37억8000만원에서 43억원까지 호가가 형성돼 있다. 6·27 대출 규제로 거래는 줄었지만 가격은 지난 7월 최고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대치동의 중심에 위치한 상징적 단지”라며 “대출 규제로 단기적으로 주춤하더라도 재건축 속도에 따라 강남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향후 사업 절차는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인가 △이주 및 철거 △착공과 분양 등을 거쳐야 한다. 정비업계는 절차를 단축하더라도 최소 7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강남구의회 심사보고서에는 고밀 개발에 따른 과밀 우려와 공공기여 확대에 따른 공사비 부담 지적도 담겼다. 서울시는 교통 등 기반시설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용적률 완화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