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MM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 가격도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뉴욕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금 선물 근월물 가격은 온스당 3557.10달러에 거래되며 지난 4월22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도 금 선물은 0.8% 상승한 3543.80달러를 나타냈고 장중에는 3557.10달러까지 올랐다.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41.73달러로 201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40달러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오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현 4.25~4.50%에서 0.25%p 인하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금리 선물시장은 인하 확률을 89.6% 반영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 금리가 낮아질수록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준 압박도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독립성 논란을 일으킬 만큼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리사 쿡 연준 이사에게 주택담보대출 위조 의혹을 이유로 해임을 통보해 파장이 커졌다. 쿡 이사가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연준 내부 불확실성도 증폭되고 있다.

국제정치적 긴장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ANZ 리서치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합의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독일과 프랑스가 중국 인도 등 러시아 침공을 지원하는 국가들에 대한 2차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달러화 약세와 함께 금값 상승세가 강화되고 있다.

한편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이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시행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로 인해 관세 정책의 향방은 10월 중순 최종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불투명하다. 관세 혼란은 세계 경제 불안을 키우고 있으며 안전자산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2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어 발표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5일 발표될 8월 고용보고가 금리 인하 폭을 가늠할 핵심 단서가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