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속살을 드러낸 멧돼지 (사진=데일리메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멧돼지의 살과 지방이 형광 파란색으로 변하는 이례적인 사례가 이어지며 지역 당국이 비상 대응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독성 살서제가 원인일 가능성을 지적하며 사람과 동물 모두에 중독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19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몬터레이 카운티 일대에서 주민과 사냥꾼들이 형광빛으로 변한 멧돼지를 잇따라 발견하고 당국에 신고했다. 야생동물 통제 업체 대표 댄 버튼은 “그냥 옅은 빛이 아니라 선명한 네온 블루였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 조사 결과 이번 현상은 설치류 퇴치를 위해 사용되는 살서제 ‘디파시논(diphacinone)’ 때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물질에는 형광 색소가 포함돼 있으며 멧돼지가 직접 먹거나 중독된 설치류를 섭취하면서 체내에 축적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사냥꾼과 주민들에게 형광 파란 고기를 발견하면 절대 섭취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디파시논은 조리 후에도 남아 있어 섭취 시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사슴 곰 거위 등 다른 야생동물로 확산될 가능성도 경고했다.
디파시논은 체내에 들어가면 심각한 내출혈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이다.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치명적 용량에 이르려면 여러 차례 섭취가 필요하지만 오염된 고기를 먹은 동물이나 사람은 무기력 같은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이번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2015년 같은 지역에서 잡힌 멧돼지의 지방이 형광 파란색으로 변한 사례가 보고됐고 2018년 조사에서는 야생 멧돼지의 약 8.3%에서 살서제 잔류물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는 2024년부터 디파시논 사용을 금지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유사 신고가 이어지자 보건 당국이 다시 경계를 강화했다. 현재 몬터레이 카운티 전역에 관련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