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경쟁 구도에서 구글이 기술력으로 앞서가고 한국은 대규모 투자로 추격에 나서는 모양새가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평가에서 구글의 검색형 AI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가운데 이재명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AI 예산을 편성해 ‘글로벌 AI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29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WP는 미국 공공 및 대학 도서관 사서들과 함께 9개의 주요 AI 검색 도구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이 시험에서는 퀴즈, 전문 자료 탐색, 최신 사건, 내재된 편향, 이미지 인식 등 5개 분야에서 30개 질문을 던져 총 900건의 답변을 점수화했다.
테스트 결과 구글의 ‘AI 모드’가 100점 만점에 60.2점을 얻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어 GPT-5 기반 챗GPT가 55.1점으로 2위를 차지했고 퍼플렉시티가 51.3점으로 뒤를 이었다. 그록3는 40.1점으로 8위, 메타 AI는 33.7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구글 AI 모드는 퀴즈와 최신 사건 영역에서 강세를 보였고 전문 자료 검색은 빙 코파일럿, 이미지 인식은 퍼플렉시티가 가장 높은 점수를 냈다. GPT-4 터보는 상대적으로 편향이 적은 답변을 내놓았으며 GPT-5는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일부 영역에서는 오히려 GPT-4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WP는 “AI 답변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사서처럼 출처 확인과 최신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같은 날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을 의결하며 AI 대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정부는 산업과 생활, 공공서비스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데 2조6000억원을 투입하고, 전국민 AI 붐업과 GPU 5만 장 조기 확보에 7조5000억원을 배정했다. 내년에는 전체 기술개발 예산 72조원 중 AI 대전환 분야에만 10조1000억원을 편성해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했다.
세부적으로는 로봇,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주요 산업 분야에 5000억원을 투입하며 향후 5년간 총 6조원을 투자한다. 광주·대구·경남·대전·부울경 등 지역별 특화산업과 연계한 AI 전환 사업에도 수천억원 규모 예산을 투입한다.
또한 제조와 바이오헬스, 주택, 물류 등 생활밀접형 제품 300개에 신속하게 AI를 적용하는 ‘AX-Sprint 300’에 9000억원을 집행한다. 공공 서비스에서도 복지, 고용, 납세, 신약심사 등 3대 사업 중심으로 2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AI 인재 양성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AI 대학원을 24개로 확대하고 생성형 AI 연구과제를 13개로 늘려 고급인재 1만100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청년인재 1650명을 별도로 육성하며, 기업협력형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GPU 확보에서도 정부와 민간이 함께 5만 장을 조달하고 클라우드 가속화 및 AI-SaaS 개발 사업을 지원한다.
또한 범용인공지능(AGI) 준비 프로젝트에 200억원, 피지컬AI 선도기술 개발에 150억원, 버티컬AI 연구지원센터 신설에 400억원을 투입한다. AI 혁신펀드 1천억원과 딥테크·AI 펀드 3천억원을 조성해 창업 지원에도 나선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구글 AI가 성능 우위를 입증했고 국내에서는 대규모 예산 투입으로 AI 경쟁력 강화에 나선 만큼 향후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