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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은 가격이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재테크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은은 금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실버바와 실버뱅킹 상품 판매가 급증하면서 개인 투자 열기가 더욱 뜨겁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 은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16일 온스당 42.9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이후 13년 만의 최고가로 올해 들어 상승률은 33%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금은 29% 비트코인은 22% 올랐다. 지난 1년간 은의 가격은 55% 급등했으며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은 가격도 동반 상승해 1돈(3.75g) 기준 8190원을 기록했다.

이에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의 누적 실버바 판매액은 지난 16일 기준 56억9603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액 7억9981만원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신한은행이 판매 중인 은 통장 상품 ‘실버리슈’의 계좌 수는 2만218좌로 1년 만에 3661좌 늘었으며 잔액은 434억원에서 847억원으로 95%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연구소 황선경 연구위원은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값이 고공 행진하면서 대안으로 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금 대비 저평가된 점과 산업 수요 확대로 은의 매력은 더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은 가격은 금 가격의 약 90분의 1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치인 60~70분의 1보다 크게 낮다. UBS는 내년 중반까지 은 가격이 온스당 44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씨티그룹도 1년 내 43달러를 예측했다.

은의 강세는 산업적 활용과도 맞물려 있다. 은은 금과 달리 절반 이상이 산업용으로 사용된다. 특히 전자와 전기 분야에서 수요가 집중되며 최근 전기차·AI·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은 산업 수요는 약 40% 증가했다.

반면 공급은 탄력성이 낮아 생산량 확대가 쉽지 않다. 은광에서 직접 생산되는 은은 전체의 2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구리·금 등 비철금속 채굴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온다. ESG 경영 확산과 환경 규제 강화로 신규 개발도 제한되고 있어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은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본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2024년 말 은을 국가 비축자산에 포함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전략적 활용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황 연구위원은 “은은 가격 변동성이 금보다 1.5~2배 크다”며 “투자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