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모습 (사진=여의도순복음교회)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대형 건물을 잇달아 매입하며 종교계의 부동산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교회 측은 해외 선교 활동을 위한 거점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GBC 인접 입지와 개발 호재로 부동산 가치 상승 기대도 커지고 있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여의도순복음교회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는 지난 7월 삼성동 169-1에 위치한 대한기독교서회 건물을 746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해당 건물은 지하 3층에서 지상 7층 규모로 대지면적은 1020㎡이며 3.3㎡당 2억4132만원에 거래됐다. 이 건물은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와 불과 70m 거리에 있고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도 150m 거리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건물은 GBC 완공 시 폭발적으로 증가할 유동인구가 예상되는 이면도로 메인 길목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용적률 800%가 적용되면 대규모 복합시설 개발이 가능한 위치로 평가된다. 순복음선교회는 이 건물을 해외 선교 활동의 거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종교법인이 종교 목적의 부동산을 매입할 경우 취득세와 재산세 등 각종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순복음선교회는 이 건물 바로 옆 삼성동 169-6 부지도 확보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 규모 건물로 매매가는 580억원이며 3.3㎡당 2억2000만원 수준이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당시 700억원대 초반 금액을 제시한 업체가 다수 있었으나 교회가 더 높은 금액을 제안해 매입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미 글로벌 선교 사업에 집중해왔다. 2022년에는 글로벌엘림재단을 설립해 해외 신학생과 평신도 지도자를 양성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 기준 전 세계 68개국에서 678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이번 삼성동 매입도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과 맞물려 외국인 신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회는 과거에도 대규모 부동산 거래를 통해 확보한 자산을 선교와 확장에 활용했다. 2021년에는 여의도 주차장 용지를 현대차그룹에 3030억원에 매각해 2430억원의 차익을 얻었고 이번 매입 역시 그 자산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한편 국내 종교단체가 보유한 강남권 부동산 가치는 막대하다. 데이터테크 기업 빅밸류에 따르면 강남과 서초구에 토지를 소유한 교회는 총 172곳이며 규모는 192만7815㎡다. 공시지가 기준 3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대형 교회는 강남 서초 지역에만 4필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면적은 78만321㎡ 규모이며 자산가치는 17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