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이 인간의 수명 연장을 목표로 한 장수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전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5년 동안 이들이 쏟아부은 투자금이 50억달러 약 6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시장조사업체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장수 산업은 200여개 스타트업과 비영리 단체 그리고 약 1000명의 투자자가 얽혀 있는 거대한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이들이 확보한 누적 자금은 125억달러를 넘어서며 억만장자뿐 아니라 인플루언서와 과학자 배우까지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 투자자인 피터 틸은 단독 혹은 펀드를 통해 12개 기업에 7억달러 이상을 집행했다. 그는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함께 2021년 세포 노화 억제 연구 스타트업 뉴리밋을 공동 창업했다. 이 회사는 에릭 슈밋 전 구글 CEO와 비노드 코슬라 썬마이크로시스템즈 공동 창업자 등 9명 이상의 억만장자로부터 2억달러 이상을 확보했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은 노화 세포 재생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한 스타트업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에 1억8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이외에도 마크 앤드리슨과 유리 밀너 등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 투자자들이 장수 산업을 주요 투자처로 선택했다.
개인적 계기로 참여한 사례도 있다. 나빈 자인은 부친을 췌장암으로 잃은 뒤 맞춤형 건강 검사와 영양 보충제를 연구하는 비옴 라이프 사이언스를 창업하고 3천만달러를 투자했다. 모더나 CEO 스테판 방셀은 발터 롱고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가 개발한 단식 모방 다이어트를 실천 중이며 롱고 교수가 설립한 L-뉴트라에 4천700만달러 투자를 이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거대 자본의 유입으로 장수 연구가 학문적 변두리를 벗어나 대중문화의 핵심 담론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