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융시장과 소비자 지출 모두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KRX금시장 거래량이 올해 평균의 두 배를 넘어선 가운데 결혼반지 평균 구매 비용도 356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KRX금시장에서 하루 평균 821㎏이 거래됐다. 이는 올해 전체 하루 평균 거래량 366㎏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거래소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와 달러 약세가 겹치며 안전 자산으로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국내 금 가격은 국제 금 가격보다 높게 형성됐다. KRX금시장에서 금은 1㎏ 종목 기준 g당 평균 16만9227원에 거래돼 국제 가격 g당 16만3726원보다 5501원, 약 3.4% 비쌌다.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다. 거래소는 결국 국내 가격이 국제 시세에 수렴해왔던 만큼 투자자는 가격 격차를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값 상승은 소비 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기혼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올해 하반기 결혼반지 평균 구매 비용은 356만6400원으로 집계됐다. 금은방에서 제작하거나 구매했다는 응답이 45.6%로 가장 많았고 브랜드 제품이 41.2%로 뒤를 이었다.
반면 결혼반지를 아예 생략하거나 커플링으로 대체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반지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답변이 41.3%로 가장 많았고 비용을 다른 곳에 사용하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23.8%였다.
전문가들은 명절 연휴와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 등 외부 요인으로 금값이 급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KRX와 국제 시세 간 가격 괴리가 확대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결혼 준비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