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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르고 오르던 금값이 2주째 4000달러 부근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가 완화 국면에 들어가며 단기 조정이 이어졌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상승세가 유효하다고 보고 저점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4일 ETF체크와 코스콤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주(10월 27일~11월 2일) 동안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ACE KRX금현물’에는 1151억원이 유입됐으며 ‘TIGER KRX금현물’에도 399억원이 들어왔다.

두 상품 모두 수익률이 각각 -3.04%, -3.14%로 하락했지만 자금은 오히려 집중됐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 역시 51억원의 자금이 추가 유입되며 같은 기간 손실률 4%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은 지난달 20일 온스당 4359.4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6거래일 만인 10월 28일에는 400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 소폭 반등하며 현재 온스당 4010달러대를 오가고 있다. 국내 KRX 금현물 가격도 g당 22만7000원에서 18만6660원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8월 말부터 약 30% 가까이 급등하며 단기 과열 우려가 높았던 금값이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과 함께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우려와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조 속에서 장기 상승세는 여전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자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지만 최근 상승세는 유동성 공급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유동성 공급이 인플레이션을 크게 자극하지는 않지만 자산 전반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고용과 인플레이션이라는 양방향 리스크를 동시에 맞고 있어 금과 귀금속 자산의 수혜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말까지 금 가격 예상 범위를 온스당 3900~500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가 인하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금의 투자 매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와 글로벌 경기 둔화 여부가 금 시세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기 조정세가 이어지더라도 금의 장기적 상승 흐름은 유효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