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오랜 기간 이어진 저출생 위기 속에서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출생아 수 증가율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7월 출생아 수 역시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며 상승세가 뚜렷해졌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적 출생아 수는 14만780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만7860명에서 7.2% 늘었다.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7월 한 달 출생아 수는 2만1803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223명(5.9%) 늘어나 2021년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04명 개선됐다. 조출생률도 1000명당 5.0명으로 전년보다 0.3명 증가하며 2021년 7월 이후 처음 5명을 넘겼다.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30~34세 여성은 전년 대비 2.6명 35~39세는 4.1명 늘어나 증가세를 주도했다. 반면 25~29세는 0.6명 줄어 세대 간 차이가 드러났다.
출산 증가세는 혼인 확대와 맞물린 흐름이다. 올해 1~7월 혼인 건수는 13만8627건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7월 한 달 혼인 건수도 2만394건으로 1583건(8.4%) 늘면서 16개월 연속 상승했다. 통계청은 국내 출생아의 94.2%가 혼인 중 태어난다는 점에서 혼인 증가가 출산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혼 건수는 7826건으로 전년보다 113건(1.4%) 줄었다.
사회적 인식 변화도 눈에 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8월 조사에서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74.5%로 지난해 70.9%보다 상승했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도 70.8%로 9.7%포인트 올랐다. 무자녀 가구의 출산 의향은 40.2%로 1년 전보다 높아졌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회복 흐름이 하반기에도 지속된다면 2025년 합계출산율이 기존 전망치 0.79명을 넘어 0.8명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1분기에는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인구 이동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8월 이동자는 49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 줄며 1976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주택 매매 거래량 감소(5.9%↓)와 준공 아파트 물량 감소(6.2%↓) 입주 예정 아파트 감소(30.7%↓)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