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사진=버크셔 해서웨이)

퇴직연금 운용 전략에서 상장지수펀드(ETF)의 비중이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드러났다. 장기적 분산투자를 강조해온 워런 버핏 역시 ETF를 최고의 투자처로 꼽으며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3년 이상 분석한 결과 상위 10% 계좌의 연평균 수익률은 23.97%였다. 3년 합산으로는 71.97%를 기록해 1억원 투자 시 1억7197만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하위 10% 계좌는 연평균 수익률 0.09%에 그쳐 사실상 원금 정체 상태였다.

ETF 편입 비중에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상위 10% 계좌의 ETF 비중은 76.3%였고 하위 10%는 46.1%에 불과했다. 반면 예금과 현금성 자산은 하위 계좌가 32%를 넘었으나 상위 계좌는 7.8%에 그쳤다. ETF를 적극 활용한 전략이 장기 수익률 격차를 만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두고 퇴직연금의 본질이 장기 투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ETF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계좌가 장기간 높은 성과를 냈다”며 “예금 중심 운용은 인플레이션을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ETF는 낮은 비용으로 글로벌 분산투자가 가능해 퇴직연금의 주류 자산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역시 최근 출간된 책에서 “미국의 전성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미국 시장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그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을 때는 S&P500 지수펀드에 장기적으로 분산 투자하라”고 권고하며 ETF 투자의 가치를 재차 강조했다.

버핏은 반대로 비트코인과 금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아파트는 임대료를 농지는 식량을 생산하지만 비트코인은 아무것도 산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 역시 “아무리 쓰다듬어도 반응하지 않는다”며 생산성이 없음을 꼬집었다.

버핏은 최근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기업인 중국 BYD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2008년 첫 투자 이후 2022년부터 매도에 나서 이번에 전량 정리했으며 이 과정에서 BYD 주가는 3980% 성장해 막대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을 늘린 버크셔는 ‘미국을 거스르지 말라’는 버핏의 철학에 따라 미국 시장 내 새 투자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