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비아파트 ‘미리내집’ 소미더클래스한강 조감도
사진=SH공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로 기사 내용과 무관함)


서울 아파트 임차인의 절반 가까이가 매달 100만원이 넘는 월세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사기 여파와 전세 대출 규제,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월세 선호가 강화돼 고액 월세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3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월세는 총 4만5439건으로 전체 임대차 계약의 4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100만원 이상 월세는 2만1462건으로 전체 월세 거래의 47.2%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39.1% 수준에서 8%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강남구 2667건(12.4%) 서초구 2156건(10.1%) 송파구 1935건(9.0%) 순으로 많았다. 성동구도 1466건(6.8%)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고액 월세 거래도 늘었다. 올해 서울에서 월 500만원 이상 월세 계약은 911건으로 전체의 2%를 차지했다. 이 중 서초구가 296건(32.5%) 강남구가 248건(27.2%)으로 가장 많았고 용산구가 148건(16.3%)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최고 월세는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 241㎡에서 나왔다. 보증금 1억원에 월세 4000만원으로 계약이 체결됐다. 이어 용산구 한남더힐이 3500만원, 나인원한남이 3200만원, 강남구 청담 더펜트하우스가 3000만원에 거래됐다.

소형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전용 60㎡ 이하 아파트에서 100만원 이상 월세 계약이 8768건으로 전체 월세의 19.2%를 차지했다. 서민 실수요자들의 주거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전세 사기 이후 월세를 선호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전세 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순수 전세 물량은 줄고 반전세와 고액 월세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난이 지속되면 월세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