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1일 장 초반 2% 넘게 오르며 다시 ‘11만 전자’ 고지를 밟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경쟁사 대비 저평가된 상태라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11일 오전 9시27분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2.08% 오른 11만25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8일 이후 3거래일 만에 장중 11만원을 돌파한 것이다. 장 초반 10만920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한때 1만500원까지 올랐으며 11만원 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갔다. 오후 1시 10분 기준으로 다소 하락해 10만8300원을 기록중이다.

전날 뉴욕증시는 연준의 기준금리 0.25% 인하와 제롬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국내 증시로 이어지면서 이날 코스피는 오전 9시30분 현재 전장보다 34.33포인트 오른 4169.33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비교할 때 ‘극단적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2%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 16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가 최대 D램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D램 업체 중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다”며 “이익 급증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또한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HBM 출하량은 올해 대비 20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HBM 시장 성장률 전망치인 32%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엔비디아와 AMD 등 GPU·CPU 제조사는 물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등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기업들의 HBM 수요가 늘고 있다. KB증권은 이 수요가 상당 부분 삼성전자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HBM4 양산을 시작하고 2분기부터 출하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브로드컴을 통한 ASIC 업체들의 HBM4 탑재 수요가 늘고 엔비디아 ‘루빈’ 프로젝트에 공급이 시작되면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증권업계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과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HBM4 시장을 주도하며 경쟁력을 확대할 경우 코스피 내 대형 반도체주의 상승세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