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은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6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와 산업 수요 확대로 은이 금을 대신하는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9일(미국 동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5분 기준 국제 은 가격은 전날보다 4.5% 상승한 온스당 60.7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최근 며칠간 이어진 상승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시장은 9일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톤엑스 파이낸셜의 리서치 책임자 로나 오코넬은 “투자자들은 확실히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은 가격은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오르며 금의 상승률 60%를 넘어섰다. 주요 원인으로는 글로벌 공급 부족과 투자 수요 폭증이 꼽힌다. 지난 10월 인도와 은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런던 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압박이 발생했다. 최근 일부 물량이 런던 금고로 운송되며 압박이 완화됐지만 중국 내 재고는 여전히 1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은 ETF가 금을 능가하는 수익률을 올리며 투자 대안으로 부상했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KODEX 은선물(H) ETF는 10일 기준 1개월 수익률 20.5%(NAV 기준)를 기록했다.
최근 3개월 38.0%, 6개월 56.7%, 1년 76.7%, 연초 이후 86.3% 등 장기 수익률에서도 고공 행진 중이다. 이 ETF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은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개인 투자자 자금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12월 들어 열흘간 개인 순매수는 135억원, 연초 이후 누적 순매수는 1355억원에 달했다.
은 가격 상승은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뿐 아니라 산업 수요의 확대에 기반한다. 은은 금과 달리 산업용 비중이 크며 AI반도체,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성장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선화 삼성자산운용 ETF운용2팀장은 “최근 은값 상승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산업 수요의 구조적 증가에서 비롯된 흐름”이라며 “KODEX 은선물 ETF는 금보다 산업재 성격이 강해 차별화된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국제 금 가격도 0.5%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가 귀금속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