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9만4000달러 선까지 상승했으나 일부 상승분을 반납했다. 동시에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가 약 10억달러 규모의 추가 매수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이전만큼 뜨겁지 않은 상황이다.
10일 오전 10시10분 기준 해외 코인마켓캡 기준 가격은 9만2203달러로 전날보다 2.04% 상승했다. 이날 새벽 1시40분경 9만4000달러를 돌파했으나 곧 조정을 받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9만3000달러 저항선을 넘어선 만큼 단기적으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회의 이후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앞서 CNBC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내년 비트코인 전망치를 기존 30만달러에서 15만달러로 낮췄다. 올해 말 예측치 역시 20만달러에서 10만달러로 조정했으며 장기 목표가 50만달러에 도달하는 시점은 2028년에서 2030년으로 미뤘다.
제프리 켄드릭 SC 애널리스트는 “현재 현물 ETF 자금 유입액이 출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상승세의 동력이 약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 시장의 대표적 ‘빚투’ 상징인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시장 약세 속에서도 공격적인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총 9억6270만달러(약1조3500억원)를 투입해 비트코인 1만624개를 개당 평균 9만615달러에 매수했다. 자금은 주식 매도와 우선주 발행으로 조달했다.
현재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액은 600억달러(약84조원)를 넘어섰으나 시가총액은 보유 자산가치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때 2.5배였던 ‘순자산가치 대비 시가총액’(mNAV)은 1.1배로 줄었다.
시장이 회사의 미래 성장성보다 비트코인 자산 가치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퐁 레 CEO는 최근 “프리미엄이 1배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일부 비트코인 매도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트래티지는 주가 방어를 위해 14억달러 규모의 예비비를 조성해 향후 배당 및 이자 지급에 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0월 고점 대비 25% 이상 하락하면서 주가 하방 압력이 여전하다.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는 스트래티지 목표주가를 560달러에서 229달러로 59% 낮췄고 번스타인도 600달러에서 45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비트코인 시장은 FOMC 이후 발표될 금리 정책과 ETF 자금 흐름에 따라 단기 방향성이 정해질 전망이다. 스트래티지의 추가 매수가 단기 반등의 신호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SC은행이 전망치를 낮춘 가운데 기관 매수세와 시장 유동성이 향후 가격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