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형주들이 잇달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최근 1년 새 주가가 2배 이상 오르며 11일부터 투자경고 종목으로 묶였다. 한국거래소는 이들 종목의 급등세와 매매 집중 현상을 주요 지정 사유로 들었다.
11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종가가 1년 전인 지난해 12월10일 대비 200% 이상 상승하고 최근 15일 종가 중 최고가를 기록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SK스퀘어 역시 같은 조건을 충족하며 경고 명단에 올랐다.
시장감시위원회는 또 최근 15일간 SK하이닉스 시세에 영향을 미친 10개 계좌의 매수 관여율이 4일 이상으로 나타나면서 투기성 거래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4일과 이달 9일 두 차례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으며 이번 지정으로 경보 단계가 한 단계 격상됐다.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면 신용융자 매수나 미수거래가 불가능해진다. 또 주가가 추가로 급등할 경우 거래 정지 또는 ‘투자위험’ 단계로 재지정될 수 있다. 반대로 지정일 10일째 이후부터 ▲당일 종가가 5일 전 종가보다 45% 이상 상승하지 않을 때 ▲15일 전 종가 대비 75% 이상 오르지 않을 때 ▲최근 15일 종가 중 최고가를 기록하지 않을 때 지정이 해제된다. SK하이닉스의 해제 여부는 오는 24일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전날 SK하이닉스 종가는 58만7000원으로 1년 전 17만400원 대비 244% 상승했다. SK스퀘어는 7만8200원에서 32만4000원으로 314% 급등했다. 하지만 투자경고 지정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오전 10시56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0.68% 내린 58만3000원에 거래됐고 SK스퀘어는 1.70%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코스피는 0.64% 상승 중이었으나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코스피 지수가 71% 넘게 오르며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통상 투자경고 지정은 주가 변동성이 큰 코스닥 중소형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대형주가 연이어 명단에 오르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전날에는 현대로템과 현대약품이 주가 급등으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롯데관광개발은 투자주의 종목으로 경고 예고를 받았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건수는 72건으로 지난해 연간 44건을 이미 넘어섰다. 시장경보 중 가장 높은 단계인 ‘투자위험’ 지정 건수도 올해 7건으로 지난해 1건 대비 7배 증가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향후에도 비정상적인 주가 급등 종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