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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50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금 펀드 수익률도 27%를 넘어섰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에 몰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 펀드 13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26.81%에 달한다고 밝혔다. 설정액은 1조536억원으로 연초 대비 3658억원 증가했다. 이는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테마별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국내외 금 투자 수요 폭발

국제 금값 급등의 주요 배경에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심화가 있다. 여기에 달러화 약세와 미국 국채를 포함한 달러 표시 자산 매도 증가,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집이 더해지며 금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도 금값 상승을 가속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온스당 3500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반까지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는데, 최근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고점 대비 약 5% 하락한 상태다.

중국에서도 금 투자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중국 내 금 ETF 순유입 규모가 지난해 총 보유액을 초과했다. 상하이 선물거래소에서는 최근 3거래일 동안 하루 100만 계약을 넘는 금 선물 거래가 이뤄져 평소 대비 몇 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금위원회(WGC) 존 리드 수석 전략가는 "거래량은 급증했지만 미결제 약정이 크게 늘지 않아 단기 매매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금 흐름도 변화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투자자금 흐름에 변화가 뚜렷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54조2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1조6000억원 늘어났다.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지난 23일 기준 22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5조원 증가했다. 미국 주식 투자 역시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24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153억달러로 약 22조원 규모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테슬라 주식은 29억달러어치가 결제돼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편, 홍콩 커모디티 디스커버리 펀드 애널리스트 샘슨 리는 "중국이 지정학적 긴장을 헤지하기 위해 금 투자를 강화하고 있어 금 강세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