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중 간 비자 일방 면제 협정이 발효되며 심리적 거리가 한층 가까워진 중국. 대련·단동 지역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가 217% 급증하며 양국 교류가 활발해졌다는 소식입니다. 인구 14억의 대륙 국가이자 한류와 K푸드 열풍으로 문화적 공통점을 확장해온 이웃을 직접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한 시간 거리의 대련과 북한 신의주와 접한 단동을 오가며 체감한 것은 디지털 인프라의 압도적 차이였습니다. 화폐 대신 QR코드가 지배하는 사회, 그 중심에서 한국의 티오더 시스템과 비교적 쟁점을 파고듭니다.
중국 대련의 번화가를 걷다 보면 곳곳에 QR코드가 넘쳐납니다. 식당 테이블부터 노점상, 심지어 거리에서 연주하는 버스커의 모자에도 크게 붙어있는 QR코드는 중국 사회의 디지털화를 상징합니다. 한국의 태블릿오더(티오더)와 중국의 QR코드 결제 시스템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번 기사에서는 두 나라의 디지털 주문·결제 방식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중국의 QR코드 기반 주문 및 결제 시스템
QR코드, 중국 사회의 필수 요소
중국에서 QR코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공항에서부터 택시, 식당, 노점상까지 거리 곳곳은 QR코드로 가득합니다. 편의점이나 음식점은 현금이나 카드 결제를 안 받는 곳도 많으며, 현금을 받더라도 거스름돈을 안 주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이런 QR코드 기반 결제 시스템이 빠르게 보급된 배경에는 중국의 독특한 경제 환경이 있습니다. 위조지폐가 많고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상황에서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모바일 페이가 자연스럽게 대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2012년 4%에 불과하던 중국의 모바일 결제 비율은 5년 만에 80%에 이르렀고, 지난해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 가운데 82%가 모바일 결제를 이용했습니다.
중국 음식점에서의 QR코드 경험
대련의 한 식당에서 자리에 앉자 메뉴판 대신 테이블에 붙어있는 QR코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중국 식당에서 주문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말로 주문하거나(번역기를 보여주면서) QR코드로 주문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카페는 거의 QR로만 주문해야 합니다.
다른 음료 체인점에서는 위챗이나 알리페이 앱으로 메뉴판의 QR코드를 스캔해야 합니다. 위챗의 경우 오른쪽 위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스캔 버튼이 나타나고, 이를 통해 QR코드를 스캔하면 가게의 메뉴판으로 연결됩니다. 처음에는 중국어 메뉴로만 표시되지만, 번역 기능을 활용하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를 완료하면 주문 번호가 발급되고, 내 앞에 몇 개의 주문이 남아있는지, 예상 소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리한 시스템이지만, 외국인 여행객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을 수 있습니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중국 사회 전반을 장악한 반면, 한국은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신용카드 중심의 결제 문화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는 2024년 기준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54조 위안)가 한국(87조 원)을 4.6배 상회하는 수치에서도 드러납니다. 대련 로컬 가이드 장모 씨(42)는 “2016년 이후 현금 사용이 급감했고, 지금은 오히려 QR코드만 있는 가게에서 현금을 받으면 위법인 것처럼 여겨진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티오더(테이블 오더) 시스템
티오더의 유형과 특징
테이블오더는 테이블에 태블릿PC를 설치해 고객이 화면을 터치하며 메뉴를 선택하고 주문하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배달의민족, 야놀자, 토스, 쿠팡 등 국내 대형 IT 기업들도 테이블오더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이 테이블오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단순 수익 창출보다는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분석됩니다.
티오더의 도입 배경과 확산
티오더가 국내 음식점에 빠르게 확산되는 주된 이유는 인건비 부담 때문입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리면서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직원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키오스크와 테이블오더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음식점에서도 테이블오더의 인기가 높습니다. 대부분의 테이블오더가 다국어 지원 기능을 갖추고 있어 언어 장벽을 넘어 쉽게 주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R페이와 티오더의 장단점 비교
QR페이 시스템은 초기 설치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소상공인에게 매력적입니다. 대련 현지 음식점 운영자 리모 씨(45)는 “QR코드 인쇄 비용 2위안(약 360원)이 전부”라며, 태블릿 구매 비용이 들지 않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지갑을 잃어버릴 걱정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결제가 가능하며, 디지털 메뉴판을 통해 사진과 설명을 확인할 수 있으며, 번역기능의 사용이 편리합니다.
반면 한국 티오더의 장점은 다양한 결제 옵션을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함께 음식을 주문하는 문화를 감안하여 다인 사용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습니다. 2025년 샤오미의 실험적 서비스 ‘크로스페이’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중국 시스템에 한국식 그룹 주문 기능을 접목할 경우 사용자 혼란도가 42% 증가했습니다. 이는 문화적 맥락 없이 기술만을 이식할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부작용 사례로 기록됩니다. 반면에, 초기 설치 비용과 기기 유지 관리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은 QR 페이 결제시스템에 비교하면 단점으로 꼽힙니다.
중국의 QR페이와 한국의 티오더는 각자 독특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QR코드 기반 시스템은 현금이나 카드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결제가 가능한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반면 한국의 티오더는 인건비 절감과 운영 효율성 증대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중국 대련이나 단동을 여행하는 여행객이라면, 현지의 QR코드 결제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미리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계정을 설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알리페이는 자동 번역 기능이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두 나라의 디지털 주문·결제 시스템은 각자 다른 환경과 문화 속에서 발전해왔지만, 결국 동일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바로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매장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술 발전과 함께, 두 시스템은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며 더욱 편리한 형태로 진화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