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보도화면)
SK텔레콤에서 발생한 유심 정보 해킹 사태가 전국 통신망 신뢰 위기로 번지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확인된 가운데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고 KT와 LG유플러스도 유심 지원에 나서며 사태 수습에 힘을 보태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을 입건 전 조사 단계에서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은 사이버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22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으며 악성코드 침입 경위와 배후를 추적하고 있다. 디지털 증거 확보는 물론 국제 공조도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18일 SK텔레콤의 서버에서 발생한 악성코드 감염으로 시작됐다. SK텔레콤은 해커의 공격으로 고객의 유심 관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을 19일 밤에 인지했다. 민관합동조사 결과 9.7GB에 달하는 유출된 데이터에는 IMSI 등 유심 복제에 필요한 21종의 정보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유출 사실이 알려지자 유심 교체 요청이 급증했다. SK텔레콤은 전국 2600여 개 매장에서 유심을 무료로 교체해주고 있으나 100만 장 분량으로는 전체 가입자 2500만 명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29일 기준 유심 교체를 신청한 인원은 507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 교체 완료자는 35만8000명에 그친다.
■ KT·LG유플러스도 유심 지원 동참
이통 3사 중 SK텔레콤만으로는 수요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와 LG유플러스에 협조를 요청했다. 두 회사는 이에 동의하고 유심 지원을 결정했다. 현재 KT와 LG유플러스는 내부 유심 재고를 파악 중이며 SK텔레콤 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규 유심칩 제작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두 통신사의 참여에도 유심 공급량이 단기간에 급증하기는 어렵다. 이통사들이 통상 한 달에 확보하는 유심 물량이 약 40만 개 수준이며 유심칩에 반도체가 포함돼 있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선 반도체 수급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자체 확보한 100만 개의 유심 외에도 내달 말까지 500만 개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며 KT·LG유플러스가 지원하는 물량까지 더해 3중 조달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은 유심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초기화해 교체 효과를 내는 ‘유심 포맷’ 기술을 개발 중이며 5월 중순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확대를 통해 피해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해당 서비스 가입자는 956만 명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