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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형 기업들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관세 불확실성과 수요 조정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며 실적 호조에도 투자 심리는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와 현대차는 각각 시장 전망을 12.2%, 3.0%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HD현대일렉트릭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지만 주가가 9.70% 급락했고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역시 실적 발표일에 하락했다.
관세 리스크에 실적 반영 어려워
주요 수출주들의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이유는 1분기 호실적이 상호관세 발표 전 일시적 효과일 가능성 때문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의 실적에는 선제 수요가 반영됐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역풍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1분기 평균 달러 환율이 1453원으로 높았던 반면 최근 1420원대로 떨어지며 2분기 이후 실적 기대는 낮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18개 증권사 중 8곳이 목표주가를 내렸고 LG이노텍은 16곳 중 9곳, SK하이닉스는 19곳 중 4곳이 목표가를 하향했다.
조선, 방산 업종 강세... 관세 우려 지속
조선업종은 관세 영향을 덜 받아 실적과 주가 모두 강세를 보였다. HD현대미포는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50% 웃돌며 685억원을 기록했고 주가는 15%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선주에 수급 쏠림 현상이 나타났지만 방산주들로 수급 순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차는 미국향 수출 감소와 고정비 부담으로 2분기 이후 실적 하락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하반기 수요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2분기가 연간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북미 고객사의 선제적 재고 축적 영향이 컸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광학솔루션 부문 매출이 1분기 대비 30%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의 관세 정책은 일부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과 시 일부 기업은 마진 감소와 투자 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일에 하락했지만 아마존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 소식에 다음날 3.42% 반등했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순매수로 돌아섰다. 그러나 관세 리스크와 글로벌 수요 변화는 여전히 시장의 큰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