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쇼핑에 나와있는 돌반지 가격 (사진=구글쇼핑)

돌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 사이에서 '금반지 선물'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금값이 급등하면서 한 돈(3.75g)짜리 금반지 가격이 70만원까지 오른 탓으로 3년 전과 비교해 두 배 넘게 오른 셈이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미국의 정책 변화가 맞물리며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자, 생애 첫 생일에 받던 금반지가 이제는 부담스러운 선물로 자리잡게 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294.1달러로 전일 대비 3.7% 하락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43분 기준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3281.6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전인 22일에는 장중 온스당 3500.0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금값이 급등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정책 관련 발언과 미중 간 관세 협상 흐름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대해 “해임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금리 인하에 좀 더 적극적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취임 후 중국에 부과한 145%의 고율 관세가 협상에 따라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시장에 일시적 안도감을 줬고 금값은 단기 하락했지만, 전문가들은 상승 추세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관세 인상과 지속적인 미중 무역 갈등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며 “금값은 올해 4분기 평균 3675달러에 도달한 뒤 내년 2분기에는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수요가 예상보다 더 많아지면 이 시점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도 기존 금값 전망치를 3300달러에서 3700달러로 올렸으며, 극단적인 리스크 시나리오에서는 45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불안정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를 꼽고 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이 깊어질수록 중국의 미 국채 매각 여부와 상관 없이 금 가격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금 가격은 4분기 355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 국내에서도 체감되는 금값

한편 국내에서도 금값 상승은 피부로 체감되고 있다. 23일 기준 한국금거래소의 순금 한 돈 시세는 66만원이다. 하지만 여기에 세금과 세공비가 포함되면 실제 소비자가 돌반지로 구입할 때는 70만원대이 넘는다. 이는 2022년 4월 25일의 한 돈 시세 32만9000원과 비교해 정확히 두 배를 넘는 수치다.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은 금 한 돈 대신 ▲반 돈 ▲1g 미니골드 ▲은제품 같은 대체 선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리 아이 돌 때는 한 돈이 40만원대였는데 지금은 70만원이라 손이 떨린다”는 반응이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