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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른바 ‘삼전닉스’의 상승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세대별로 투자 패턴이 크게 엇갈리는 양상이 뚜렷하다. 40대 이상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반면, 20·30대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이달 8일까지 SK하이닉스 주식을 11거래일 연속 3조158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54만원에서 75만원까지 치솟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7440억 원어치 매도에 그쳤다. 매도 차이는 세대별로 뚜렷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30대의 하이닉스 보유 주식 감소율은 7.27%였고 40대 이상은 11.77%로 나타났다. 특히 60대의 감소율은 13.45%로 가장 컸다.

삼성전자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젊은 세대의 이탈이 더 뚜렷했다. 20·30대의 삼성전자 보유 주식은 같은 기간 2% 줄었고, 40대 이상은 1.17% 감소에 그쳤다. 70대 이상 투자자의 감소율은 0.14%로 미미했다. 이는 젊은 세대가 단기 차익을 노리는 성향이 강한 반면, 고연령층은 장기 보유 성향을 보인 결과로 분석된다.

세대별 매수 강도 차이도 컸다. 삼성전자의 평균 매입단가 상승률은 기성세대가 7.21%로 젊은 층(4.38%)보다 높았다. 60대는 평단가를 7만9442원에서 8만6062원으로 끌어올려 가장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젊은층의 평단 상승률이 2.6%로 기성세대의 0.55%보다 5배 가까이 높았다. 하이닉스 주가가 80만원을 향하던 시기에도 20·30세대는 추가 매수에 나선 셈이다.

증권가 관계자들은 이런 세대별 온도 차를 두 반도체 종목에 대한 인식 차이로 해석한다. 기성세대에게 하이닉스는 과거 부도 위기와 구조조정을 겪은 ‘2인자’ 이미지가 강하지만,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시장의 신뢰를 받은 우량주로 인식돼 있다.

반면 젊은 세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기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이 변동성 높은 SK하이닉스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성세대는 삼성전자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표 우량주로 인식하면서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잔고 금액은 1조977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 투자를 위한 차입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신용잔고는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7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레버리지 투자 열기를 보여줬다.

삼성전자의 강세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와 함께 실적 개선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업 최초로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했고 전년 대비 208.2% 증가했다. 7년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잠정 실적 발표일인 지난 8일 하루 동안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은 9850억원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며 두 종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7만원으로 상향했고, 신한투자증권은 18만원을 제시했다. 흥국증권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2.2배로 조정하며 사상 최고 수준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유진투자증권 임소정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생산능력이 크기 때문에 단기 수요 대응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도 기대감이 높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96만원으로, 키움증권은 88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9조3321억원, 영업이익은 15조1095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매출은 48.38%, 영업이익은 86.93% 증가한 수치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범용 D램 수급이 빠듯해지면서 HBM 가격 협상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달 말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까지 반도체 호황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으며, 두 종목의 강세가 지속될 경우 개인투자자의 세대별 투자 패턴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