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초부터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으로, 증권가는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반도체 종목에 대한 포모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새해 들어 전일인 8일까지 삼성전자는 1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16.1% 올랐으며 두 종목은 최근 5거래일 동안 장중 최고가를 연이어 경신했다.
주가 상승이 이어지자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제기되지만 중장기 실적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6곳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15만962원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8만원으로 올렸고, 신한투자증권은 17만3000원을 제시했다. 키움증권, 흥국증권, DS투자증권은 17만원을 제시했다. 아울러 대신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16만원으로 상향했으며 IBK투자증권은 15만5000원 상상인증권은 15만원으로 조정했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핵심 요인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출하 확대다. 반도체 수요 회복과 함께 고부가 메모리 비중이 확대되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와 구글 등 빅테크 업체로부터 1분기 HBM4의 최종 품질 승인이 예상된다"며 "2분기부터 HBM 출하량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삼성전자가 전 세계 D램 업체 가운데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적 전망도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수준인 20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전망치가 대폭 조정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18조원에서 150조원으로 높였다. DX 부문 영업이익 전망은 하향했지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 전망 상향을 반영한 결과다. DB증권도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148조9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씨티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15조원에서 155조원으로 35% 상향했다. 씨티는 AI 에이전트 사용 증가로 데이터 생성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심각한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업계에서는 공급 제약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제조를 위한 클린룸 증설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메모리 가격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기에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28조원으로 상향했다. 글로벌 투자회사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의 2026년 영업이익이 14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메모리 생산 물량은 이미 대부분 소진됐다. 내년 공급 계약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은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