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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성과가 크게 개선됐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버블 논란이 불거지며 코스피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국내 투자자들의 수익 개선과 AI 관련 글로벌 불확실성이 동시에 맞물린 형국이다.

19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주식을 매도한 개인 투자자 중 67.0%가 수익을 기록했다. 평균 수익 규모는 912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33.0%는 손실을 봤고 평균 손실액은 685만원이었다. 수익을 낸 투자자 중 ‘100만원 이하’가 54.4%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0만원 초과∼1000만원 이하’가 32.3%, ‘1000만원 초과’가 13.3%였다.

손실 구간에서는 ‘100만원 이하’가 57.1%로 가장 많았다. ‘100만원 초과∼1000만원 이하’ 30.1%, ‘1000만원 초과’ 12.9% 순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개인 투자자들의 희비를 가른 대표 종목이었다. 삼성전자를 매도한 투자자의 81.4%는 평균 250만원의 수익을 냈지만 18.6%는 평균 1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의 매도 단가는 ‘7만∼8만원대’가 35.0%로 가장 많았고 ‘5만∼6만원대’ 34.2%, ‘9만원 이상’이 30.9%였다. 주가가 11만원 이상으로 올랐을 때 매도한 비율은 0.5%에 그쳤다. 손실을 본 투자자의 매수 단가는 ‘5만∼6만원대’가 53.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종목 매도 투자자의 71.3%가 수익을 거둔 반면 코스닥 종목에서는 수익 52.8%, 손실 47.2%로 비슷했다. 코스피 수익 상위 종목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가 꼽혔고 손실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였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와 로보티즈,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수익 상위에 올랐으며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휴림로봇이 손실 상위에 포함됐다.

한편 최근 코스피 상승세는 인공지능(AI) 버블론의 확산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만 하더라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와 나스닥은 모두 고점 대비 약 4% 하락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과잉투자와 부채확대에 따른 AI 버블 우려가 지목됐다. 미국은 기준금리 인하와 단기국채 매입으로 유동성 문제를 완화했으나 오라클과 브로드컴 등 주요 빅테크의 부진한 실적이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미국 테크기업들은 최근 두 달간 88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에 따르면 AI에 투자한 기업의 95%가 투자수익률(ROI)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테크 간의 상호투자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138억달러를 투자했으며 동시에 2500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과 아마존이 투자한 앤트로픽 역시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금융센터 김권식 조기경보부장은 “복잡하고 은폐된 레버리지 구조가 빅테크의 매출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가짜 성장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주요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5%로 닷컴 버블 당시보다 높고 잉여현금흐름(FCF)도 양호하다는 점에서 거품론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연방준비제도는 AI 산업을 중심으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로 0.1%p 상향 조정했고 내년 성장률 전망도 2.3%로 상향했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은 “AI 투자가 제조업 생산성과 소비를 동시에 높이며 경제를 견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장관은 “AI 거품은 절대 오지 않는다”고 밝히며 신중론에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열리는 CES 2026과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향후 시장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NH투자증권 임지용 연구원은 “CES 2026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전력과 데이터센터 지연 문제에 대한 기술적 해법을 제시한다면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