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위치한 한 에어비앤비의 모습 (사진=에어비앤비)

유럽 각국에서 급등하는 집값과 임대료로 주거난이 심화되자 유럽연합(EU)이 처음으로 범유럽 차원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16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알맞은 가격의 주택공급 계획’(Affordable Housing Plan)을 발표하며 유럽 전역의 주택난 해결을 위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테레사 리베라 EU 부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저렴한 주택 공급은 유럽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0년간 회원국 전역에서 주택 가격이 60% 이상 임대료는 20% 넘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노동 이동과 교육 기회가 제한되고 가계 형성이 어려워지는 등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계획에는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행정 절차 간소화와 투자 유도 방안 국가 보조금 규정 완화 등 공급 확대 정책이 담겼다.

EU는 주택 수요를 충족하려면 매년 200만 가구의 신규 주택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또한 에어비앤비 등 단기 임대 시장을 규제하고 취약 계층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단 예르겐센 EU 주택 담당 집행위원은 “주택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 권리”라며 “유럽 모든 시민이 감당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주택 정책은 각 회원국의 자율 영역으로 분류돼 EU가 직접 관여하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집값 급등으로 범유럽 차원의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

한편, 이번 계획 발표 이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하우메 콜보니 시장은 “이번 정책은 유럽 주택 위기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내놨다. 바르셀로나는 관광객 급증과 단기 임대 확산으로 주택난이 가장 심각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