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은 10일(현지시간) HBM4 36GB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출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마이크론 제공)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에 힘입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전망을 내놓았다. 공급 부족이 이어지며 메모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에 낙관적인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2025회계연도 2분기 매출을 183~191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44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주당순이익(EPS)도 8.22~8.62달러로 전망돼 예상치 4.71달러를 두 배 가까이 상회했다. 총마진은 사상 최고 수준인 68%로 예고돼 수익성 회복세가 뚜렷하다.

앞서 지난달 27일 종료된 2025회계연도 1분기 실적은 매출 136억달러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EPS는 4.78달러를 기록해 월가 전망치(3.93달러)를 넘어섰다. 실적 발표 후 마이크론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 이상 상승했으며 올해 누적 상승률은 168%에 달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AI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업”이라며 “AI 연산에 필요한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 확대에 맞춰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시기에 있으며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은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며 AI 반도체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메흐로트라 CEO는 “HBM4를 포함해 2026년 전체 HBM 공급 물량에 대한 가격 및 물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내년 2분기부터 고객 일정에 맞춰 HBM4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HBM의 총유효시장(TAM)이 올해 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예상치 30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내년에도 연평균성장률(CAGR)이 40% 이상을 유지해 오는 2028년 1000억달러 시장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경쟁 심화로 서버용 D램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PC용 범용 메모리 공급이 줄어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델테크놀로지스와 HP 등 주요 PC 제조업체는 내년 메모리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로 인해 가격 협상력이 마이크론 등 공급자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편 마이크론의 이번 호실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두 회사 모두 AI용 메모리 비중을 확대하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14조7223억원 수준이며 시장에서는 16조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5조6965억원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