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전국을 덮치면서 ‘에어컨 없이 버티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여름이 됐다. 문제는 전기요금이다. 누진제 구간을 넘는 순간, 냉방비는 폭탄이 되어 돌아온다. 같은 전기를 써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요금은 달라지기에 생존을 위한 냉방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9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7.2도까지 치솟으며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도 연일 35도를 넘는 폭염 특보가 이어지고 있으며 체감온도는 40도를 웃도는 지역도 적지 않다. 폭염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6월 말 이후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5월 15일부터 7월 7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961명, 이 가운데 사망자는 7명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환자는 두 배, 사망자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전기세를 아끼면서도 에어컨을 쓰는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에어컨 종류와 사용법에 따라 전력 소비량은 크게 달라진다. 2011년 이전 출시된 정속형 에어컨은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꺼졌다가 다시 켜는 방식이 절전에 유리하다. 반면 인버터형은 희망 온도 도달 후 실외기 전력 사용을 최소화해 유지하므로 계속 켜두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냉방비를 줄이기 위한 잘못된 상식도 많다. 제습 모드가 무조건 전기를 덜 먹는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제습 시간이 오래 걸려 냉방 모드보다 전력을 더 쓸 수 있다. 습도가 낮은 날에 한해 제습이 효과적이다.
전기요금을 아끼려면 설정 온도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적정 온도는 26~28도다. 1도만 높여도 소비전력은 약 7% 줄어든다. 에어컨을 26도에 설정한 뒤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하면 체감온도를 23도 더 낮출 수 있다. 바람 방향은 위쪽으로 설정하면 냉기가 전체 공간으로 확산돼 효율이 높아진다.
에어컨 필터는 2주에 한 번 청소하고 실외기는 한 달에 한 번 먼지를 제거해야 냉방 성능이 유지된다. 먼지가 쌓이면 전력 소모는 20~30%까지 증가할 수 있다. 열 차단 블라인드나 암막 커튼을 설치하고 창문 틈새는 문풍지로 막으면 외부 열기 유입을 줄이고 냉기가 빠져나가는 걸 막을 수 있다.
한국전력이 시행 중인 ‘에너지 캐시백’ 제도도 활용할 만하다. 직전 2년 같은 달 대비 전력 사용량을 3% 이상 줄이면 줄인 만큼 전기요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현재는 오는 13일까지 신청자 중 200명을 추첨해 사은품도 지급하는 이벤트가 함께 진행 중이다.
한편 짧은 외출 시에는 에어컨을 완전히 끄기보다 절전모드나 자동운전을 사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완전 종료 후 재가동 시 실외기에 큰 전력이 필요해 오히려 요금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외기에 그늘막을 설치하면 직사광선을 막아 최대 15%의 추가 전력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기준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은 300kWh와 450kWh다. 이 구간을 넘는 순간 단가가 급격히 상승하므로, 가족별 사용 시간대를 분산하고 전력 피크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절전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