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연금은 고령 농업인의 노후를 지키는 유일한 제도이지만 활용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주택연금보다 유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정보 부족으로 가입률이 크게 뒤처지고 있어 활용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2024년 8월 기준 농지연금 누적 가입자 수는 2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주택연금 가입자는 13만1000명에 달했다. 두 제도의 평균 수령연령은 주택연금 72세, 농지연금 73세로 유사하지만 수령 구조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70세에 3억원짜리 부동산을 담보로 종신형 연금을 받을 경우 주택연금은 월 90만원 수준이지만 농지연금은 130만원까지 수령이 가능하다.
농지연금은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매월 노후자금을 지급하는 정책연금이다. 만60세 이상이고 5년 이상 영농에 종사한 농업인이라면 신청할 수 있다. 대상 농지는 공부상 지목이 전 ▲답 ▲과수원이며 실제 경작되고 있어야 한다.
연금 지급액은 공시지가 100% 또는 감정평가액의 90%를 기준으로 월 최대 300만원까지 가능하다. 상품 유형은 종신정액형 ▲전후후박형 ▲기간정액형 ▲일시인출형 ▲경영이양형 등으로 다양하며, 장기 영농 경력자에게는 월 수령액의 5%를 추가로 가산 지급한다. 가입 전 농지은행포털에서 예상 연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농지연금은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과 중복 수령이 가능하며 연금을 받는 동시에 농지를 임대하거나 경작해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주택연금이 거주 의무로 인해 임대가 제한되는 반면 농지연금은 농업인의 실질적 수익활동이 가능한 구조다.
상환 조건도 유리하다. 중도 해지 시 연 2% 고정금리와 위험부담금 0.5%만 납부하면 소유권을 돌려받을 수 있다. 주택연금의 해지이자율이 연 5%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적다. 수령한 연금이 농지 매각가보다 많더라도 차액은 청구되지 않으며 남은 금액은 상속인에게 지급된다. 가입자의 배우자가 60세 이상이면 연금 승계도 가능하다.
또한 연금 수령액은 상속세 계산 시 부채로 간주돼 상속세 부담이 줄어든다. 연금 수급 전용계좌를 통해 지급받을 경우 최저생계비 이하 금액은 채권자 압류도 불가능하다. 공시가격 6억원 이하 농지의 경우 재산세 전액 감면 혜택도 있다.
농지연금 가입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뚜렷하다. 수도권 농가 수는 전국의 13% 수준이지만 전체 가입자 중 20%를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 농지의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수도권 농지가격 높아 수령액 차이 있지만, 평균적으로 수도권 가입자의 월평균 수령액은 179만원, 비수도권은 122만원이다. 이에 따라 인구소멸지역을 중심으로 연금 수령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재 2025년 전국 평균 농지 실거래가는 아직 공식 통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의 시장 흐름을 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토지 가격이 소폭 반등하거나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은 평균 0.5% 안팎의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제주 등 일부 지역은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평균으로는 2024년과 비교해 큰 폭의 변동 없이 평당 20만 원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농지연금 수급자의 만족도는 92%에 달한다. 그중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서가 37%, 연금을 받으며 농지를 활용할 수 있어서가 29.2%였다. 그러나 제도 운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중도 해지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지연금 종료 후 해당 농지를 직접 매입하는 등 국가 책임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