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중국산 김치'로 검색하면 나오는 제품들 (사진=쿠팡 갈무리)

기상 악화와 물가 상승 여파로 국산 김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위생 논란을 겪은 중국산 김치의 수입이 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과거 ‘알몸 절임’ 영상 파문 이후 기피되던 중국산 김치는 값싼 가격을 앞세워 외식업계는 물론 가정용 소비시장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2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김치 수입액은 9379만달러(약 1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수입량은 16만3148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간 수입량은 30만톤을 넘길 가능성이 높고 수입액도 사상 처음으로 2억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

현재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 김치의 99.9%는 중국산이다. 여기에 배추 등 김장 재료도 중국산 비중이 높아 실제 중국 의존도는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정부는 배춧값 폭등에 대응해 중국산 배추에 대해 한시적으로 0% 할당관세를 적용했다.

과거 위생 논란이 불거진 중국산 김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중국산 김치는 수차례 위생 문제로 논란이 됐다. 대표적으로 2021년 한 중국 김치 공장에서 알몸 상태의 남성이 소금물에 들어가 배추를 절이는 영상이 공개되며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그보다 앞선 2005년에는 기생충 알과 납 성분 검출, 2013년에는 병원성 대장균 검출 사례도 있었다. 그럼에도 최근 원재료값이 급등하면서 식당과 시장에서는 다시 중국산 김치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격 차이는 뚜렷하다. 온라인 쇼핑몰 기준 중국산 김치 10kg 제품은 2만원 초반대에 판매되며, 국산 김치(6만원 이상)보다 최대 3배 이상 저렴하다.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가격 민감도가 높은 조리용 김치에 수입산을 활용하는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배추·열무·무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은 이상기후로 인해 급등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1일 기준 배추 1포기 가격은 5240원으로 한 달 전보다 44.7% 상승했고, 평년보다도 9.1% 높은 수준이다. 열무는 1kg당 3981원으로 한 달 전보다 56.4%, 무는 개당 2553원으로 22.9% 비쌌다.

한편, 정부는 비축 물량 방출 등의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단기 처방만으로는 김치 시장 내 수입산 쏠림 현상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