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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가 넉달 만에 다시 ‘팔자’ 기조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는 8월 한 달간 3200선을 지키지 못하고 밀려났다. 세제 개편 실망과 대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주도주 매도세가 쏟아졌고 전문가들은 9월에도 방향성 탐색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146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5월 10개월 만에 1조1656억원을 순매수하며 ‘사자’로 돌아선 뒤 6월 2조6926억원 7월 6조2810억원을 사들였으나 8월 들어 매도세로 전환했다. 한국거래소는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를 1조6175억원으로 집계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차익실현은 세법 개정안 발표 직후 본격화됐다. 정부가 지난 7월31일 발표한 개편안은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기존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했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도 35%로 설정했다. 시장이 기대한 완화책과 거리가 크자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코스피는 8월1일 하루 동안 3.88% 급락했고 이후 한 달간 1.83% 하락하며 3186.01에 마감했다.

외국인 매도 종목은 삼성전자가 압도적이었다. 1조1640억원어치를 순매도해 7월 ‘최대 매수 종목’에서 한 달 만에 ‘최대 매도 종목’으로 바뀌었다. 이어 네이버 7043억원 알테오젠 3133억원 한화오션 3096억원 순으로 나타났으며 방산·원전주도 차익실현 대상으로 꼽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672억원 두산에너빌리티 1458억원 현대로템 1190억원이 매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 연속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를 이어가며 총 38조4970억원을 팔아치운 바 있다. 그러나 올해 5월 대선을 앞두고 1조1656억원을 순매수하며 분위기를 바꿨고 6월과 7월에도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하지만 8월 들어 다시 매도세로 선회하며 증시를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9월에도 뚜렷한 모멘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인상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잭슨홀 미팅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긴 했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관세 변수 등이 지수 레벨업을 제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졌으나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9월 증시도 중립적 흐름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