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가 급감하면서 시장 전반이 얼어붙고 있다. 반면 고가 아파트 매매가는 오히려 상승하며 거래 절벽 속 이상 과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 수요는 늘고 고가 거래는 줄면서 매수세가 쏠리는 양극화 흐름이 심화되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는 총 981건으로 전월 같은 기간(5513건)보다 82% 줄었다. 강남구는 182건에서 59건으로 68% 줄었고 송파구는 183건에서 91건으로 50.3% 감소했다. 마포구는 373건에서 29건으로 92.2% 급감했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경기도의 아파트 거래량도 9066건에서 2588건으로 71.5% 줄었다.
대출규제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의 최고가 거래는 2주 만에 74% 급감했다. 직방이 국토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대책 발표 전 2주간(6월13~26일) 서울 최고가 아파트 거래는 1141건이었으나 발표 이후 2주간(6월27일~7월10일)은 300건으로 급감했다.
고가 아파트 거래량은 줄었지만 매매 가격은 되레 상승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10억원 초과 아파트는 대책 시행 이후 평균 2.8% 상승했으며 특히 서울은 3.6% 오르며 수도권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인천은 6.1% 하락했고 경기도는 0.5% 상승에 그치며 지역 간 온도차도 뚜렷했다.
주목할 점은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이 노후 단지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는 6.27 대책 이후 7.3% 올랐고 신축 아파트는 3.8% 상승에 그쳤다.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일부 단지에 매수세가 몰리며 국지적인 가격 왜곡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고가 아파트 거래는 줄었지만 5억원 이하 및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다. 대책 전 5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40.1%였으나 이후 50.4%로 늘었고 5억10억원 비중도 36.1%에서 37.5%로 확대됐다.
올해 입주 물량도 감소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8만7432가구로 2022년(33만6199가구) 대비 15% 줄었다. 인허가와 분양 감소가 이어지며 공급 부족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과열 양상을 보였고 이에 따른 강력한 대출 규제와 DSR 조치가 맞물리면서 거래 급감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시장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일부 재건축 기대 지역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