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생성한 이미지 (제작=MMM)

거래 규제와 시장 불확실성이 겹친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증여가 매매를 대신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세금 부담이 줄어든 틈을 타 자녀에게 미리 물려주려는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규제 지역에서는 증여가 유일한 우회 통로로 활용되며 주택 이전 방식의 양상이 변하고 있다.

15일 대법원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에서 이뤄진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676건이었다. 아파트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등을 포함한 집합건물 증여는 올해 3월부터 4개월 연속 600건대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0~50%가량 증가한 수치다. 올해 2월까지는 월평균 300건대 수준을 기록했으나 2월 500건대를 넘긴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강남3구 집중 두드러져

지역별로는 강남 서초 송파구 등 강남3구에 증여가 집중됐다. 6월 전체 676건 가운데 이들 3개 자치구에서만 171건이 이뤄졌으며 전체의 25.2%를 차지했다. 강남구는 75건에서 78건으로 증가했고 송파구도 45건에서 53건으로 늘었다. 서초구는 64건에서 40건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는 집값 하락이 우선 꼽힌다. 최근 몇 년간 상승했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20~2021년 고점에 미치지 못하면서 "지금 증여하면 세금을 아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며 갭투자 방식의 거래가 사실상 막혔다. 매매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증여가 대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 규제 효과? 증여 늘리는 역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증여 증가세가 계속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현 정부가 보유세 완화보다는 투기 수요 억제에 무게를 두고 있어 자산 이전의 방식이 매매보다는 증여로 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주택은 다시 사기 어려운 지역이라는 인식때문에 미리 물려주려는 수요가 높다"며 "소득이 없는 고령층 입장에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증여를 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투자 수요를 제한하는 조치가 이어지면서 세제 완화 기대는 낮아지고 있어 결국 증여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