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공공주택 정책의 핵심으로 ‘지분적립형 주택’이 등장했다. 초기 분양가 일부만 내고 입주한 뒤 장기간에 걸쳐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주택 구매 과정을 일종의 보험처럼 나눠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한 모델이다. 이와 함께 월세 부담이 커진 서민층을 위해 주거급여와 청년월세 지원도 대폭 확대된다.
11일 국토교통부와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공공주택 공급 체계를 전면 재편하는 안건을 논의했다. 이날 정부는 ‘부담 가능한 주택 모델’로 ▲지분적립형 ▲이익공유형 분양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수분양자가 분양가의 10~25%만 우선 납부한 뒤 20~30년간 거주하면서 남은 지분을 분할로 취득하는 구조다. 적금을 붓듯 일정 기간 동안 지분을 축적해 최종적으로 집을 소유하게 되는 방식으로, 주택금융에 ‘장기보험’ 개념을 접목한 셈이다. 주거 급여나 무이자 대출이 아닌 소득 범위 내에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시범사업은 올해 말 경기도 광명학온지구에서 시작된다. 총 1079가구 중 865가구가 지분적립형으로 공급된다. 이어 내년 상반기 수원 광교에서도 240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해당 주택은 구분 등기가 가능해 보유 지분을 담보로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주거비 급등에 대한 대응도 병행한다. 임대료 상승으로 월세 전환이 늘어나자 주거급여 지원 가구 수와 지급 금액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청년층을 위한 ‘청년 월세’는 가구당 월 20만원까지 지원된다. 정부 관계자는 “2차 추경을 통해 해당 예산을 차질 없이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익공유형 분양주택 역시 병행 추진된다. 이 모델은 분양가의 80% 수준으로 입주하고, 5년간 실거주 후 매각 시 공공이 환매하는 방식이다. 위례지구 등에서 일부 도입된 이익공유형은 시세차익을 수분양자와 공공이 나누는 구조로, 향후 무주택자 재공급에도 활용될 수 있다.
지분적립형과 이익공유형 모델 모두 무주택자,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본이 부족한 실수요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기존 공공택지 분양 방식이 분양자에게만 과도한 시세 이익을 몰아준다는 비판에 따라, 장기 분납과 공공수익 회수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바꾸고 있다.
다만 해당 모델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에 재정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분적립형은 장기간 공공이 상당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이익공유형은 단기간 수익 회수가 어려워 재무 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향후 추가 법령 정비를 통해 지분적립형 주택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고, 주요 신도시와 수도권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새 정부의 첫 공공주택 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