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연금상품 설계 기준이 바뀌고 있다. 보험사들이 연금 수급자 생존 가능 연령을 최대 117세까지로 설정하는 등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전략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연금 가입이 아니라 ‘전략적 조합’이 노후 소득을 지키는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보험연구원 김석영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은퇴를 맞이한 베이비부머 세대는 다양한 연금 형태를 전략적으로 조합해야 안정적인 노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개인연금은 조기 집중형으로 설정하거나, 노후 후반 의료비에 대비해 체증형 형태로 활용하는 등 개인 상황에 맞는 맞춤형 수급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연금 만기 117세?…개인 건강 이력 따라 전략 짜야
보험사들은 연금 수령 기간 설정 시 고객이 100세 이상 생존할 가능성도 염두에 둔다. 일부 보험사들은 연금 만기를 117세, 118세로 설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인구가 105세 이전에 사망한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이에 따라 특별한 질환이나 가족력이 없다면 연금 수령 기간을 연 단위 만기 혹은 세 단위 만기로 설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개인연금이 국민연금과 함께 수급 시점을 분산해 ‘연금 크레바스(연금 공백기)’를 보완하거나, 만기 체증 설계로 의료비 리스크에 대비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고령자 교통사고 급증…“로보택시가 해답될 수 있다”
보험연구원 김해식 연구위원은 또 다른 보고서에서 고령자 교통사고 문제를 지적했다.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중 65세 이상 비중은 2015년 7.6%에서 2024년 14.9%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고령자 사고 건수 비중은 6.8%에서 20%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경찰청은 고령 운전자 면허 갱신 주기를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고 적성검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지자체도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2024년 기준 자진 반납률은 2.2%에 불과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보험연구원은 자율주행 기술을 언급했다. 지난 1월 CES 2025에서 공개된 운전자 개입이 없는 로보택시가 향후 고령자 이동권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자율주행이 본격화되면 기존 자동차 손해배상 체계로는 사고 보상 책임을 명확히 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 연구위원은 “운전자 없는 환경에서는 차량 보유자와 운행 주체가 분리되기 때문에, 현행 보험 제도만으로는 공정한 피해 회복이 어렵다”며 “보험 체계의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