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제3지구 주택재건축 정비사업 위치도. (사진=서울시)

서울 강남 대치동의 재건축 아파트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가 2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고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을 분리 배치하는 방식으로 소셜믹스 정책을 피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가 의무화한 정책이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형평성과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1일 열린 제8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대치동 구마을3지구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 단지는 현대건설이 시공하며 최고 16층 높이의 아파트 282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임대주택은 37가구다. 사업지는 지하철 삼성역과 대치역 사이에 위치해 대치동 학원가와 가까운 핵심 입지에 자리잡고 있다.

이 재건축 조합은 동·호수 추첨을 분양과 임대주택을 분리해 진행했다. 서울시는 통합 추첨이 원칙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일반분양 공고 전 별도로 추첨이 이뤄졌다. 서울시는 일반분양 이후 이 사실을 인지했고 이후 정비계획 변경심의를 통해 해당 방식을 조건부로 수용했다. 대신 조합에 20억원 규모의 현금 기부채납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벌금을 부과했다.

서울시는 벌칙 조항이 없어 제도적 처벌이 어렵다는 한계 속에서 토지 감정가 기준 1㎡당 3880만원의 3.5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벌적 의미로 산정해 부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는 ‘현금으로 소셜믹스 회피가 가능하다’는 전례로 남게 돼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남기고 있다.

■ 오세훈 “융통성 필요”…서울시, 제도 개선 논의 착수

현재 서울시는 최근 오세훈 시장의 지시에 따라 소셜믹스 정책의 융통성 있는 적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소셜믹스의 철학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대주택 수를 늘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믹스는 임대와 분양주택을 한 단지 내에 완전히 혼합 배치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조합원 반발로 한강변 주요 동에 임대주택을 배치하지 못하거나 ▲동 분리 ▲출입구 분리 ▲저층 집중 배치 등의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는 사업 지연보다는 유연한 방식으로 공급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에서는 서울시가 한강변 임대주택 배치를 요구하자 조합원들이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며 반발했고, 여의도 ‘공작아파트’에서도 서울시의 공개추첨 요구로 갈등이 불거졌다.

한편, 서울시는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사례처럼 유사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3월부터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전 추첨 계획 수립 여부와 일반분양 승인 전 추첨 방식 확인 등을 강화 중이다. 서울시는 향후 공개추첨 위반에 대한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법 개정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