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 생산 스마트폰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애플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미국 현지 생산 검토 등 다각도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아이폰은 미국에서 생산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25%의 관세를 물게 될 것"이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이어 "이는 삼성과 다른 해외 제조 스마트폰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관세 부담을 감수하거나 미국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 연간 4조원 손실? 관세 영향 불가피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114조424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중 약 25조원이 미국 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약 2억23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으며 이 가운데 미국에서 약 3000만대가 팔렸다.

문제는 관세가 완제품뿐 아니라 ▲배터리 ▲카메라모듈 ▲반도체 기판 등 부품 전반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최종 판매 가격이 40~50%가량 상승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의 손실은 연간 4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생산기지를 그대로 둔 채 관세를 감수할 경우, 스마트폰 부문 영업이익의 3분의 1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미국과 베트남 정부 간 협상 여지가 있어 최종 타격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현지 생산’은 해법인가 부담인가

삼성전자가 미국에 스마트폰 조립 공장을 신설할 경우 약 3조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자재비와 인건비를 고려할 때 20억달러 수준이면 충분할 것으로 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이 관세 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품을 각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현 스마트폰 생산 구조에서는 미국 내 단독 생산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을 미국에서 조립할 경우 생산 비용이 90%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공급망의 10%만 미국으로 이전해도 300억달러와 3년이 걸린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미국 외 브라질, 인도, 베트남 등 기존 8곳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어떻게 재편할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관세 대응과 관련한 별도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미국 내 스마트폰 가격 인상뿐 아니라 한국 등 외국 시장에서도 일부 가격을 조정해 손실을 상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중국 스마트폰의 공세가 시작된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 방어가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