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사진=더불어민주당)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정치권 공약으로 떠오르자 재계와 증권가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영권 방어에 자사주를 활용해 온 일부 기업은 긴장하고 있고 자사주 비중이 높은 증권주는 투자 수요가 몰리며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과 한진그룹은 최근 자사주를 활용한 전략적 협력에 나섰다. LS는 다음 달 2일 보유 중인 자사주 38만7365주를 처분해 대한항공에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 채권은 올해 12월부터 2030년 5월까지 LS 자사주로 교환할 수 있다.

LS는 산업은행 차입금 상환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호반그룹의 지분 확보 움직임 속에서 경영권 방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호반은 LS전선과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LS 지분을 3% 미만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도 자사주 방어에 나섰다. 호반건설은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18.46%까지 확보했고 이에 한진칼은 자사주 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해 의결권을 되살렸다. 조원태 회장 측은 델타항공과 산업은행 등과 합쳐 총 46.23%의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달리 증권주는 이재명 후보의 공약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사주 소각이 주주 이익 환원으로 이어진다는 기대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크게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월 대비 135.80% 증가해 112억9026만원을 기록했고 삼성증권도 84.69% 늘었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신영증권(53.1%)과 부국증권(42.73%) 등도 주목받고 있다. KRX 증권 지수는 연초 대비 32.71%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피를 크게 앞질렀고 14일부터 15일까지 주요 증권사들이 연달아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편, 신한투자증권 임희연 연구원은 “상반기 증시를 증권 업종이 주도했다”며 “자사주 소각 관련 법제화 논의와 실적 개선이 맞물리며 주가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