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인공지능(AI) 정책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네이버가 주식시장에서도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한때 ‘밉상주’로 전락했던 네이버는 정부의 AI 육성 기조와 핵심 인사 임명 효과에 힘입어 주가와 시가총액 모두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 뚜렷해진 ‘소버린 AI’ 전략은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들에 새 기회를 안기고 있으며 그 선두에 네이버가 섰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기준 29만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총 46조260억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이는 17일 종가 20만6500원에서 7거래일 만에 40% 이상 급등한 수치다. 네이버는 지난 3일까지만 해도 시총 13위에 머물렀으나 열흘 만에 5위로 뛰어오르며 AI 관련 기대감이 주가에 직접 반영된 대표 사례로 떠올랐다.
■정부발 인사와 정책, 네이버에 쏠린 시선
네이버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정부 인사와 AI 정책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15일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이 대통령실 초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된 데 이어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면서 시장은 네이버를 주요 정책 수혜 기업으로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JP모건은 “AI GPU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조기 확보가 정책 핵심”이라며 네이버의 목표 주가를 25만원에서 27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따.
이러한 분석 직후 네이버 주가는 단 하루 만에 17.9% 급등했고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각각 1683억원과 1114억원 순유입됐다. 정책 수혜 기대감은 단기 주가 상승에 그치지 않고 네이버의 자체 LLM(거대 언어 모델) ‘하이퍼클로바X’ 활용 확대에 대한 실적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네이버의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10.4% 늘어난 11조8526억원, 영업이익은 11.8% 증가한 2조2231억원으로 예상하며 목표 주가를 28만원으로 제시했다.
■국산 AI·스테이블코인, 동시 부각
이재명 정부는 ‘AI 세계 3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와 법·제도 정비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국가 주도형 AI인 ‘소버린 AI’ 전략과 더불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정책이 주식시장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네이버는 AI와 핀테크 양 축에서 정책 수혜주로 분류되고 있다.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소버린 AI와 관련된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네이버는 공공 클라우드와 자체 LLM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번 상승 흐름은 단기 재료에 국한되지 않고 플랫폼 기업의 체질 개선과 정책 연계성이 주목받는 변곡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네카오(네이버·카카오)의 오랜 부진 이후 이뤄진 반등이 단기적인 ‘재료주’ 움직임에 그칠지 아니면 산업적 흐름의 전환점이 될지는 향후 정부 정책의 실현 여부와 시장의 수용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