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둘러싼 제도화 기대감이 증시에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상원의 규제 법안 통과 이후 관련 대표주로 부상한 서클이 상장 열흘 만에 주가가 8배 가까이 오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나친 밸류에이션 우려 속에서도 투자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증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Circle·종목코드 CRCL)은 최근 10거래일 중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63.45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5일 상장 당시 공모가 31달러 대비 누적 상승률은 748%로 시가총액은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하루 전인 23일 장중에는 299달러까지 치솟으며 단일 거래일 기준 22% 상승하기도 했다.
◆ ‘지니어스 법’ 통과 이후 투자자 쏠림 심화
서클의 주가 급등 배경에는 미국 상원이 통과시킨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법(GENIUS Act)’이 있다. 이 법안은 암호화폐를 제도권 금융 시스템으로 편입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서클의 핵심 자산인 USDC는 중국 관련성이 낮은 점에서 테더(USDT)와 차별화되는 요소로 부각됐다.
시포트 리서치 파트너스의 제프 캔트웰 애널리스트는 “서클은 글로벌 시장에서 채택 가능성이 높은 디지털 자산 기업”이라고 평가하고 목표가를 235달러로 제시했으나 실제 주가는 이를 이미 넘어섰다. 24일 기준 서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634배로 테슬라의 약 200배를 훨씬 웃돌았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지나친 고평가 우려를 제기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아르테미스의 존 마 CEO는 “서클의 시가총액이 로빈후드(680억달러), 누뱅크(590억달러), 블록(380억달러)과 유사하지만 수익 대비 밸류에이션은 각각 32배, 285배에 달한다”며 “현재 사업모델로는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경고했다.
◆ 국내 관련 업종 주가도 꿈틀…“법·정책 따라 수혜 지속 가능성”
서클의 급등세는 국내 디지털 자산 및 결제 산업 전반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 등 간편결제 업체를 비롯해 헥토파이낸셜과 다날 같은 관련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으며 금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운영 중인 아이티센글로벌도 시장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위메이드의 위믹스와 넥써쓰 등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이 흐름에 합류했다.
이와 관련해 김두언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테마를 넘어 글로벌 금융 구조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국내도 법안과 정책 정비를 통해 시장 판도가 전환점에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는 발행 및 결제 관련 기업들이 초기 수혜를 입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실사용 확대로 수익성과 주가 모두에 실질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