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챗GPT 생성 / 머니마켓미디어 제작)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14만명을 넘었다. 그러나 전체 가입 대상자의 2%도 되지 않는다. 집을 자녀에게 물려주려는 경향이 여전한 가운데 가입 조건과 상품 유연성에 대한 개선 요구가 나오고 있다.

5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는 올해 4월 기준 14만775명으로 확인됐다. 만 55세 이상 가구주의 1.27%에 해당한다. HF는 낮은 가입률의 배경으로 상속 욕구와 집값 상승 기대 심리를 들었다.

주택연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국가 보증 하에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기존엔 공시가격 12억원 이하만 가능했지만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출시한 민간 상품으로 고가 주택 소유자도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10억원 상당의 집을 소유한 70세가 65세 배우자와 가입하면 월 242만5000원을 받을 수 있다.

연금 수령 방식은 ▲저당권 ▲신탁형 두 가지다. 기초연금 수급자와 저가 주택 보유자가 우대형 신탁상품을 선택하면 더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해도 연금은 생존 배우자에게 계속 지급되며 모두 사망 시 잔여금은 상속된다.

HF에 따르면 담보 주택 가격도 높아지는 추세다. 2020년 기준 3억원 이하 비중은 50.4%였으나 2024년에는 37.0%로 감소했고 6억원 이상은 같은 기간 15.9%에서 17.2%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가입률은 낮은 수준이다. HF 김광욱 정책연구팀장은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고 싶어 하는 심리와 집값 상승 기대가 가입을 주저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변동형 상품 도입과 수령·상속 비율 조정 가능성 등을 통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연구원은 “집값 변동을 반영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부 반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연금 수령자의 월평균 수입은 82만원 수준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적정 노후 생활비를 월 296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HF에 따르면 주택연금의 평균 월 지급액은 175만5000원으로 일정 부분 이를 보완할 수 있다.

한편, 한국은행 조사 결과 주택 보유자 10명 중 3명 이상이 주택연금 가입 의향을 밝혔으며 조건 보완 시 그 비율은 더 높아졌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수석은 “상속과 연금 비율을 조절할 수 있는 상품이 수요자에게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