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 좋아 떠났다가 불과 몇 년 만에 도시로 돌아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생활 인프라 부족과 경제적 부담에 더해 사회적 고립과 건강 문제까지 겹치면서 전원생활의 실패 확률은 예상보다 높아진 탓이다.
2023년 농촌진흥청 발표에 따르면, 귀농·귀촌 후 3년 내 도시로 복귀하는 비율은 실제 현장에서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자료에서는 농촌으로 이주한 은퇴자의 약 35%가 5년 이내 도시로 돌아갔고 복귀 사유 중 65%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꼽았다.
은퇴 후 시골로 이주한 고령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문제는 의료 서비스 접근성 부족이다. 보건복지부가 2023년 발표한 농촌 고령 인구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긴급 의료 접근성 문제를 지적했다. 병원까지 30분 이상 차량 이동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응급상황 발생 시 대응이 어렵다는 점이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생활 인프라도 도시 수준과 차이가 크다. 대형 마트나 문화시설, 대중교통 등이 부족해 생활의 불편함이 누적되는 경우가 많다. 한 귀촌인은 “도시에서는 병원이나 마트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었지만 시골은 차 없이는 어디도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통계청이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원생활을 시작한 은퇴 가구 중 40%가 예상보다 높은 생활비와 농업 투자 비용에 직면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0년 귀농 실태조사에서도 귀농 5년차 가구의 평균 소득은 귀농 전보다 약 12.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관계 단절 역시 주요 복귀 사유다. 도시에서 유지되던 사회적 연결망이 사라지고 이웃과의 교류도 제한되면서 외로움과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강원도 평창으로 이주한 50대 A씨는 “처음엔 조용한 삶이 좋았지만 대화할 사람도 없고 지역 주민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해 결국 도시로 돌아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어려움은 농촌 사회의 공동체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지역 고유의 규칙과 관습에 적응하지 못하고 마찰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지역 행사나 공동 노동에 대한 참여 요구가 부담으로 작용하거나 외지인이라는 이유로 배제되는 사례도 심심치않게 보고되는 추세다. 경상도의 한 지역으로 이주했던 40대 B씨는 "마을 청년회에 돈을 내야 하거나, 필요할 때마다 찾아와서 이것저것 해달라고 하는 것이 정말 골치아팠다"고 설명했다.
준비 부족도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농사 기술이나 주택 관리에 대한 경험 없이 시작한 전원생활은 곧 육체적·정신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농작물 재배는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전문 지식과 노동력을 요하는 활동이며 건강 악화 시 대처가 어렵다는 점도 전원생활을 단념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농촌은 익숙한 환경이 아니므로 도시에서의 은퇴생활을 계획하는 것보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전원에서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 예상되는 문제점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해 대비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