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브레인롯 캐릭터 중 하나인 '트랄라레오 트랄랄라' 이름으로 발행된 밈코인은 지난 24일 기준 17,000%까지 급등했다. (사진=온라인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을 활용한 밈 콘텐츠 '이탈리안 브레인롯'을 기반으로 한 밈코인까지 급등하며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가상자산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약 3조5300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취임 100일을 앞둔 이달 28일 기준 약 3조287억달러로 줄어 14.20%가량 증발했다.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취임 직전 최고가 10만9191달러를 기록했지만 취임 직후 10만600달러로 하락했고 이후 9만달러 초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7일 백악관 크립토 정상회담에서는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까지 이어지며 비트코인은 7만6873달러까지 급락해 최고가 대비 27% 하락했다. 현재는 9만3000~9만4000달러대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알트코인의 하락폭은 더욱 컸다. 이더리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 대비 44% 하락했고 솔라나는 40% 떨어졌다. 리플(XRP)과 도지코인은 각각 23%, 49% 급락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의 하락폭은 7.29%에 그쳤다.

AI 밈 열풍, 이탈리안 브레인롯 주목

가상자산 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AI를 활용해 제작된 이탈리안 브레인롯 콘텐츠가 새로운 투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탈리안 브레인롯은 동물 캐릭터에 어색한 이탈리아어 내레이션을 입힌 콘텐츠다. 3월부터 MZ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는 중인데 현재 틱톡에서는 관련 콘텐츠가 2000만회 조회수를 넘기도 했다.

이 열풍은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탈리안 브레인롯의 인기 캐릭터 중 하나인 '트랄라레오 트랄랄라'를 기반으로 한 밈코인은 팬텀 플랫폼 기준 24일 현재 가격이 무려 17000% 급등했다.

이 같은 밈코인의 급등은 과거 도지코인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2022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도지코인을 지지하면서 급등했던 사례처럼, 현재 밈코인 역시 순수한 인기와 기대감에 의해 가격이 급등락하고 있다.

전문가 경고 "밈코인은 투기성 강해 투자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밈코인이 특별한 기술적 기반 없이 인기만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특성을 가진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밈코인은 주식 시장의 테마주와 비슷하다"며 "자산 가격 상승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워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이어 "현상이나 트렌드에만 의존하는 투자 방식은 큰 손실을 부를 수 있다"며 "논리적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밈코인 시장에도 직접 영향을 끼친 바 있다. 그는 취임 직전 '오피셜 트럼프'라는 공식 밈코인을 출시했고 해당 코인은 출시 후 급등락을 반복하며 시장 혼란을 키웠다. 최근에는 오피셜 트럼프 코인 상위 보유자 220명을 백악관 오찬에 초청하겠다고 밝히면서 또 다시 가격 변동을 야기했다.

반면 시장의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와 서클(USDC)은 트럼프 취임일 1317억달러에서 현재 2419억달러로 시가총액이 늘어나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구체화하기 전까지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가상자산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하락한 건 시장의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아직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하지는 않지만 주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있고 보유자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